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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에 사라진 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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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병오년도 이제 고요히 저물어 가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삶이 있는 이상 죽음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이 한해도 많은 인사들이 불귀의 객이 됐다. 병오년을 회고하면서 사라진 별들을 살펴본다. (별세순)

<이조 최후의 황후 윤후>
1893년8월 윤택형씨의 장녀로 출생. 순종의 동궁비 민씨가 운명하자 계비로 입궁. 1906년 태자비로 간택되고 다음해 황후로 책봉. 1926년 순종승하 후 대비로 일컬어졌으나 해방 후 일개시민이 되어 낙선재에서 기거하다가 2월3일 심장마비로 별세, 향년73세.

<민주당 교통장관 박해정>
l916년 충북고산태생. 대구고보를 거쳐 일본중앙대법학부 졸업. 제헌, 3, 4대 의원. 민주당정권말기 「명파5각료입각」 때 교통부장관을 역임. 5·16혁명 후 부정축재자로 입건되었다가 무혐의로 처리됐다. 지난 2월6일 별세, 향년 51세.

<성대총장 등 역임 변희용>
1894년 서울태생. 일본경성대경제학부출신 경제학박사이며 성균관대총장 역임. 강의도중 졸도, 3월15일 향년72세로 별세.

<순애보로 문단에 박계주>
1913년 만주 간도 용정 태생. 1938년 「순애보」로 문단에 「데뷔」, 작품은 「처녀지」 「애로역정」 「구원의 정화」 등. 연탄「개스」중독으로 입원, 기억을 회복 못한 채 4월7일 별세, 향년 54세.

<「스포츠」이끈 학자 이상백>
1903년 대구태생. 일본 「와세다」대학철학과 출신. 사회학교수로 사학계 및 「스포츠」계에 공헌이 큼. IOC위원 역임. 저서 「한국문화사 연구논고」「이·조 건국의 연구」 등. 심근경색증으로 4월14일 별세, 향년 62세.

<교수에 장관까지 홍헌표>
1906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경도 제2고보, 경도제대를 졸업한 후 일본고문합격. 50년 내무차관을 지낸 후 변호사·동국대 교사 등으로 재야에 있다가 63년 공화당에 입당, 이해 통신부장관 역임. 4월20일 61세로 별세.

<일생을 방송계에 윤길구>
1915년 황해도 해주 태생. 혜화전문출신. l943년 서울중앙방송국 「아나운서」로 방송계에 투신, 부산방송국장 서울방송국장 중앙공보관장 국립극장장 등 역임. 5월16일 간장염으로 별세, 향년 51세.

<내각책임제총리 장면>
1899년 서울에서 장기빈씨의 장남으로 출생. 수원고농을 거쳐 미국「맨해턴」대 졸업. 귀국 후 동성중학교장 역임. 해방 후 「가톨릭」대표로 민주의원피선. 제헌양원을 거쳐 「유엔」총회수석대표, 초대주미대사, 2대 국무총리를 역임.
부산정치파동 후 이승만 박사와 맞서 야당생활시작. 방년 민주당소속으로 3대부통령당선. 4·19 후 제2공화국국무총리로 9개월간 집권타가 5·l6군사혁명으로 실각. 6월4일 별세, 향년 67세.

<출판협회 맡기도 김창집>
1900년 서울출생. 평양숭실대중퇴. 시조사주필 대한 출판업회 초대회장, 「유네스코」한국위원 역임. 지난 7월3일 간장염으로 별세 향년 66세.

<한국영화의 선구 안종화>
l901년 서울태생으로 우리 영화계의 선구자. 1923년 「해의 비곡」주연남우로「데뷔」, 30년대엔 감독으로 「꽃장사」 「노래하는 시절」 「인생항로」 「나라를 위하여」 「충도세자」 「춘향전」등을 연출. 해방 후는 잠시 공보부영화학장 역임. 8월21일 중풍으로 오랜 병상을 지키다 별세, 향년 65세.

<고승이된 전법관 이효봉>
본명 이찬형. 1888년4월 평양서 출생. 이병억씨의 5남매 중 3남. 평양고등보통학교, 일본「와세다」대학을 졸업. 평양복심법원 판사로 임명됨. 37세 때 불가에 투신.
58년 최고직인 조계종 초대종정에 취임. 62년4월 비구·대처승간의 싸움을 관용과 자비로 해결. 금년 10월15일 밀양표층사에서 입적, 향년 78세.

<아동에 정열 쏟아 마해송>
1905년 개성태생. 아동문학가며 수필가. 어린이를 위한 동화에 선구적 역할. 일본 「문예춘추」의 편집장, 「모던·닛뽄」사장 등 역임. 작품으로 동화 「앙그리께」 「모래알고금」「멍멍 나그네」 등 제6회 자유문학상 수상. 11월6일 뇌일혈로 별세, 향년 61세.

<교회음악에 공헌 장수철>
1906년생. 평양「요안」학교출신. 교회음악가로 전 「선명회 어린이합창단」(지휘자)을 이끌고 세계순회공연. 59세를 일기로 지난 11월8일 간출혈로 별세.

<장관 때도 셋방에 이광>
일조대 재학 중 상해망명. 28세 때 신흥군관학교세우고 임정요원으로 활약. 48년 귀국 후 충북지사, 감찰위원장을 거쳐 54년 제6대 체신부장관을 역임. l887년 공주관찰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청렴·강직하여 장관 때도 셋방살이. 지난 11월26일 서울 쌍문동 한전사택서 몰. 향년84세. 북평서 결혼한 미망인 김 여사와의 사이에 5남2여.

<철학자로 정가에 김범부>
1897년 경북태생. 한학자. 동양철학 역사철학 사회학 등에 조예 깊음. 저서로 「세간학」 「국제평화문제」 등. 2대 민의원, 동방사상연구소장 역임. 12월10일 노환으로 별세, 향년 7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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