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안정세 취업 체감 고용사정은 안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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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조사하는 실업률은 3%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취업 일선에서 느끼는 체감 고용사정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 중앙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 곳을 통해 취업을 희망한 사람은 18만7천명인데, 일자리 수는 7만5천개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12월 구인배율은 0.4로 2000년 12월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구인배율은 일자리수를 취업희망자수로 나눈 수치다. 구인배율 0.4는 취업희망자 열명당 네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의미로 숫자가 낮을수록 일자리가 적어 고용 사정이 나쁜 것이다.

◇ 대졸이 고졸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취업 힘들다=고졸 취업 희망자는 6만7천명에 고졸자를 원하는 일자리는 6만개로 구인배율이 0.9에 달했다.

반면 전문대졸은 0.37, 대졸은 0.12로 떨어져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난이 심각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취직하기 힘들고, 연령별로는 20대와 50~60대 이상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취업문이 훨씬 좁았다. 장애인 취업은 특히 하늘의 별따기(구인배율은 0.04)다.

◇ 구인배율=1986년부터 작성한 구인배율은 외환위기 전에는 1을 넘어 일자리가 남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98년 이후에는 1을 넘은 경우가 한번도 없다. 중앙고용정보원 박천수 동향분석팀장은 "12월에는 통상 공공근로가 끝난 사람들이 새로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데다 임시.일용직 근로자들이 연말에 계약이 마무리돼 새 일자리를 찾기 때문에 고용 사정이 더 안좋다"고 말했다.

고현곤 기자 hkko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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