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찾아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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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 할아버지, 우리는 엄마도 아버지도 집을 나가고 없어요』-.
7일 상오 서울 삼육초등학교5년 김혁(11)군은 어린 네 남매를 버리고 집을 나간 채 돌아오지 않는 엄마와 아빠를 찾아달라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들고 경찰을 찾았다.
오빠인 김 군이 누이동생 경학(9·삼육초등학교3년)양과 함께 갖고 온 다섯 장의 호소문에는『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자 엄마가 남몰래 다방에 나가시더니 어느 남자를 따라 도망간 지가 한 달이 넘었어요』라고 차곡차곡 슬픈 사연을 담았다.『아버지는 살림을 모두 팔아 엄마를 찾다 지쳐서 우리 네 남매가 아버지에게 아무리 오래 걸려도 엄마 찾아 함께 살자고 해서 아버지가 그 말을 듣고 울다가 기절, 다시 엄마 찾아 집을 나간지 보름이 지났어요』 -이렇게 간절한 사연을 또렷한 글씨로 엮어나간 김 군에겐 어린 여리(7) 양과 앞을 못 보는 막내 호(4)군이 한 달째 굶주리며 남의 집 셋방에서 떨고있다고 했다.
김 군은『어머니 이름은 김운규 주소는 성동구 군자동206, 아버지는 김영철(44)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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