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코트의'사고뭉치'사핀

중앙일보

입력

테니스에 새로운 악동이 나타났다.

라켓 부수기, 욕하기는 다반사고 공으로 심판을 맞히기까지 한다. 러시아의 마라트 사핀(22.세계랭킹 11위.사진)이다.

호주오픈 8강에 올라 있는 사핀은 22일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벌금 1천달러(약 1백30만원)를 부과받았다. 죄목은 지난 19일 남자단식 3회전 도중 사핀이 공으로 선심을 맞힌 것과 주심에게 욕을 한 것, 두가지다. ITF는 "경기 당시 주심이 문제를 공식 제기했고, 연맹이 녹화 테이프를 분석한 결과 사핀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핀은 "당시 내가 여유있게 앞선 상황인데 사고칠 이유가 있겠나. 볼보이에게 공을 주려다 실수로 선심을 맞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양치기 소년'으로 찍힌 터라 이같은 주장은 먹혀들지 않았다. 게다가 주심이 사핀과 지난해 한차례 맞붙었던 상대였다. 이번에도 사핀이 주심과 싸운 것은 "선글라스를 쓴 채 경기를 진행했다"는, 좀 어처구니없는 이유에서였다.

사핀은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경기 스타일을 빼닮아 '포스트 샘프러스'로 주목받는 선수다. 2000년 US오픈 결승에서 샘프러스를 꺾었던 사핀은 같은해 연말 최종랭킹에서 2위에 올랐으나 불같은 성격만은 점잖은 샘프러스와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사핀은 1999년 공식적으로 48개의 라켓을 부러뜨려 프로선수 중 최다를 기록했고, 97년 프로 데뷔 이후 지금까지 개인코치를 5명이나 갈아치웠다.

한편 22일 열린 여자단식 8강에서는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아드리아나 세라 자네티(이탈리아)를 2-0(6-2,6-3)으로 완파하고 가장 먼저 4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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