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MBC '러브…' 外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 국경을 뛰어넘은 애절한 순애보

러브 오브 시베리아(MBC 밤 12시 40분) 1994년 ‘위선의 태양’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의 영화다.

1999년 칸 영화제 개막작. 러시아 사관생도와 미국인 로비스트의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그러나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러시아의 겨울 풍광과 함께 차분하게 그려진다. 러시아로서는 블록버스터급인 4천5백만달러의 제작비가 쓰였다.

‘가을의 전설’에서 삼형제를 사로잡았던 영국 미녀 줄리아 오몬드의 우아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로맨스 영화. ‘해리 포터’의 팬들이라면 지난해 10월 사망한 덤블도어 교수 리처드 해리스(더글러스 역)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1885년 모스크바행 기차에 탄 사관생도들은 1등칸의 미국 여인과 마주친다. 그녀는 로비스트인 제인 캘러핸(줄리아 오몬드). 제인은 ‘시베리아의 이발사’로 불리는 벌목 기계를 러시아 정부에 팔기 위해 고용된 로비스트다.

짖궂은 친구들의 장난으로 그녀와 단둘이 남게된 안드레이(올렉 멘시코프). 두 사람은 서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사관학교 교장이자 황제의 오른팔 레들로프 장군(알렉세이 포트렌코)을 유혹하기 위해 학교를 찾은 제인은 안드레이와 재회한다.

제인에게 반한 장군은 안드레이를 시켜 그녀에게 청혼하는 편지를 낭독하게 한다. 그후 질투심에 사로잡힌 안드레이는 불행의 늪으로 빠져드는데…. 원제 The Barber of Siberia. 1998년작. 15세. ★★★☆

*** 낚시터에서 생긴 일

섬(SBS 밤 11시 40분)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 외진 낚시터에서 벌어지는 두 남녀의 엽기적인 사랑과 이상 심리를 다뤘다.

낚시터에서 음식과 몸을 팔며 살아가는 희진(서정). 어느날 애인을 살해한 전직 경찰 현식(김유석)이 찾아든다. 현식은 권총 자살을 기도하지만 희진의 재치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둘 사이에 묘한 교감이 싹튼다. 낚시터에 경찰들이 검문을 하러 들이닥치면서 한적하던 그 곳에 긴장감이 감돈다. 2000년작. 19세. ★★★

*** 부모가 청각장애자라고?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EBS 오후 2시) 무성영화 시대 공포영화로 대중의 우상으로 떠올랐던 배우 론 체이니의 생애를 바탕으로 했다.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론 체이니(제임스 캐그니)는 극장에서 일하다 만난 클레바(도로시 말론)와 결혼한다. 클레바는 체이니가 청각장애 부모에게 태어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혐오감을 내비친다.

심지어 아이가 태어났지만 아기 역시 귀가 안 들릴 거라며 가출한다. 체이니는 양육비가 없어 아들마저 남에게 보낸다. 할리우드로 무작정 발길을 옮긴 체이니는 엄청난 명성을 얻게 된다. 감독 조셉 페브니. 원제 Man of a Thousand Faces. 15세. ★★★☆

*** 자동차 훔치는 10대들

뉴저지 드라이브(KBS1 밤 11시 20분) 차를 훔쳐 질주하는 흑인 소년들과 백인 경찰 간의 갈등을 그렸다. ‘말콤 X’‘똑바로 살아라’의 스파이크 리가 기획했다.

뉴저지 드라이브는 훔친 차로 경주를 벌이는 10대들로 붐비는 거리. 보다 못한 경찰들은 경고 없이 총격을 한다. 제이슨(샤론 콜리)은 총을 맞은 친구를 데리고 간신히 빠져나온다.

사건의 파장은 크지만 아무도 진술하려는 사람이 없어 무마되고 만다. 흑백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감독 닉 고메즈. 원제 New Jersey Drive. 1995년작. 19세. ★★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