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꿈속의 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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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여인'을 둘러싼 남자들의 쟁탈전, 그녀의 선택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인 1938년. 히틀러는 스페인의 프랑코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스페인의 유명한 배우와 감독을 데려와 유명한 독일의 '우파(UFA) 스튜디오'에서 영화 '꿈속의 여인'을 찍게 한다.

프랑코 정권하에 투옥된 아버지를 석방해달라는 조건으로 이 초청에 응한 여주인공 마까레나. 영화제작이 진행되면서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의 쟁탈전이 시작되는데...

히틀러의 오른팔이자 문화선전부장이었던 괴벨스는 호화로운 저택과 아름다운 목걸이를 선물로 바치며 말이 통하지 않는 그녀에게 더욱 흥분하고, 마까레나와 연인관계였던 지적인 영화감독 블라스는 자신의 영화를 위해 그녀와의 사랑을 숨긴다.

한편, 집시 수용소에서 촬영장의 엑스트라로 전출되어 온 가난한 청년 레오는 한 눈에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지적이지만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사랑을 숨기는 영화감독 블라스, 최고의 권력가이자 재산가인 괴벨스, 얼마 후면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게 될 가난한 집시청년 레오. 과연 그녀는 누구를 품에 안을 것 인가?

작품설명
"책상에 테이프가 하나 있어 틀어봤더니 비너스가 나왔다"라는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의 찬사에 무릎을 칠 만큼, 그 특유의 고혹적인 자태와 미소가 마력적인 페넬로페 크루즈. 1938년 독일 나찌시대를 배경으로 시대를 주무르는 남자들을 사랑에 빠지게 한 여배우 '마까레나'를 연기한 영화 '꿈속의 여인'은 톰 크루즈와의 연애설로 더욱 주목을 받으며 헐리웃의 스타덤을 장악 한 지금의 그녀와 너무 딱 맞아떨어지는 작품이다.

마까레나는 자신의 매력에서 자연생성된 사랑의 권력으로 남자들을 주무르면서, 진정한 사랑의 독재자로 남자들 위에 군림한다. 독재로부터 생산된 '괴벨스의 권력'엔 코웃음을, 어지러운 세상에서 자신의 살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버둥대고, 가족과 그녀 둘 다를 놓치 않으려는 예술가 '블라스의 비굴함'엔 당당한 비판을, 그러나 사랑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불사하는 '레오의 진실한 행동력'엔 과감히 몸을 던졌다.

2차대전, 히틀러, 괴벨스, 레니 리펜슈탈, 마를렌느 디트리히 등 실제인물을 바탕으로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낸 놀라운 픽션은 시대적 배경과 내러티브 사이에 숨겨진 감독의 날카로운 메시지를 느끼게 한다.

무려 8년간 기획해서 제작된 이 영화는 개봉 당시, 히틀러 치하의 'UFA'스튜디오를 완벽히 재현하는 등 수많은 화제를 낳았고, 화려한 스펙터클과 초호화 캐스팅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이었던 '아름다운 시절' 이후 6년만에 페넬로페 크루즈와 다시 작업한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은 '꿈속의 여인'으로 스페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감독 넘버원'으로서의 명성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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