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십계석국 미주 지부' 상담원 인터뷰

미주중앙

입력

`십계석국 미주지부`는 테네시주 도버라는 작은 시골에서 집단으로 단체 생활을 하고 있다. 십계석국 공동체 마을 입구 모습. [전민형씨 제공]

테네시주 주도인 내쉬빌에서 북서쪽으로 60여 마일 떨어진 곳에 '도버(dover)'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인구 1500명이 채 안 되는 시골 도시에 한인들이 작은 마을을 이루고 집단 생활을 하는 '종교 공동체'가 존재한다.

최근 한국에서 '창기 십자가'라는 교리 때문에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킨 '돌나라 십계석국(이하 십계석국)'의 미주 지부 공동체다. 십계석국 미주 지부 공동체는 그동안 세상과 떨어져 단체 생활을 해오다 올해 들어 대도시 지역 각 일간지에 자신들을 알리는 광고를 내며 본격적으로 존재를 알리고 있다.

십계석국은 지난해 12월 한국의 예장 통합 교단 소속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다. 지난 5일 십계석국 미주 지부에서 상담원을 맡고 있는 전민형(50)씨와 2시간 넘게 인터뷰를 했다. 현재 15년 넘게 단체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는 '창기 십자가' 교리를 비롯한 십계석국이 '선생님'이라 부르는 박명호 씨의 이야기도 상세히 알려줬다.

-언제부터 공동체가 시작됐나.

"1995년부터 미주 지부 공동체가 시작됐다. 미국에선 이곳 '도버'가 유일하다. 그렇다고 신자들이 여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체 생활을 하진 않지만 신앙을 갖고 살아가는 신자들도 LA 뉴욕 등 곳곳에 많다. 해외는 일본 브라질 케냐 중국 등에 공동체가 있다."

-공동체에는 현재 몇 명이 사는가.

"현재 이곳에는 70여 명 정도가 산다. 가구수로 따지면 약 40가구 정도다. 연령대는 1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하다. 한국과 해외지역까지 합하면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3000여 명 정도 될 거다. 신앙을 갖고 사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더 많다."

-이제서야 '존재'를 알리는 이유는.

"진짜 정예부대가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동체 생활을 위해 농사를 지으려고 땅을 일구고 정착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도중에 포기하고 이곳을 나갔다. 그렇게 남은 사람들이 이젠 말씀대로 살아가는 삶을 통해 떳떳하게 세상에 보여줄 준비가 됐기 때문이다."

-포교활동을 위한 준비를 말하나.

"아니다. 우리는 개신교나 일반 종교처럼 전도나 포교활동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십계석국'을 알아갔으면 한다. 얼마 전 일간지 등에 광고를 한 것도 포교 목적이 아니라 '안식일'에 대한 올바른 정의와 교리 등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전화가 정말 많이 왔다."

-단체 생활은 어떻게 하나.

"이곳은 세상 적 소유의 개념을 버리고 다 같이 나눠쓰며 함께 살아간다. 수입은 주로 유기농 채소들을 생산해 미국 가정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얻는다. 사업 판매 농사 건축 등의 일은 부서별로 나눠서 한다. 생활 용품 등은 미주지역 공동체 지부제님께서 '행복마트'라는 공동체의 자체 마켓을 통해 우리에게 공급한다. 불편한 건 하나도 없다."

-호칭들이 생소하다.

"우리는 여성을 '이모' 남성은 '삼촌'으로 부른다. 또 담당자 직함 뒤에는 한문인 '아우 제(弟)' 자를 붙인다. 아우의 위치에서 공동체 사람을 섬긴다는 뜻이다. '지부제'는 지부 전체를 총괄하는 분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머니회제'도 있다. 어르신들을 돌보고 섬기는 담당이다. 이 '제'들은 1년에 한 번씩 선거를 통해 바뀐다. 세상처럼 자리 욕심을 내거나 다투지 않는다."

-철저한 '자급자족' 사회인가.

"공동체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직업이 의사인 분들도 여럿 있다. 그 중 한 분은 이곳에서 생활하며 외부 병원으로 출퇴근한다. 간호사 사업가 차량 정비 등 전문 직업을 가졌던 분들도 있다. 과거 안식교 목사도 있다. 그리고 한인 외에도 미국인 중국인 등 일부 타인종 신자도 함께 생활한다."

-공동체는 아무나 들어갈 수 있나.

"한국에서 박명호 선생님의 '10일 집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우리는 개인재산을 다 처분하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정회원과 재산을 소유한 채 각자 신앙생활을 하는 준회원 등으로 구분된다."

-박명호씨는 이곳에 자주 오는가.

"아니다. 이곳이 설립되고 나서 두 번 정도 오셨다. 어차피 세상이 발달돼서 매주 인터넷을 통해 '선생님'을 뵙는다. 우리는 안식일을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해질 무렵까지 지킨다. 그 시간 동안 환영예배 새벽 예배 오전예배 대예배 환송예배 등 총 5번의 예배를 통해 그분의 설교와 강의를 듣는다."

-그분이 궁금하다.

"그분은 여신도와 악수도 안 한다. 그런 부분에서 매우 철저하다. 다만 하나님께서 선생님에게 계시를 주신 부분이 있다. 그 명령에 순종하는 것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모욕과 핍박도 감수하는 분이다."

-어떤 계시인가.

"'여인을 취하라'는 계시였다. 욕정에 의한 게 아니라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취하는 거다. 이것이 십계석국의 핵심인 '창기 십자가'다. 선생님 자신이 '창기 십자가'인 것이다. 그분은 십자가를 통해 세상으로부터 고난을 받지만 우린 그걸 통해 마음속의 죄가 없는 상태가 된다."

-취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육체적 잠자리를 함께 한다는 말이다. 첨엔 그 말씀을 받고 많은 고민을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시이고 명령이었기 때문에 순종하셨다."

-모든 여성과 잠자리를 갖나.

"그렇진 않다. 그분은 하나님의 인도 하심을 받는 분이다. 하나님이 특별히 계시를 준다. 주로 삶의 행실에 있어 문제가 많은 일부 여성들이다. 그들은 선생님을 통해 하늘의 사랑을 경험하고 깨달아 진정 회복되고 깨끗해진다. 삶이 변화된다."

-잠자리는 몇 번 정도 가져야 하나.

"아니다. 선생님은 절대로 그런 식으로 즐기시는 분이 아니다. 딱 한 번의 잠자리로 여성들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실제 그렇게 변화됐었다."

-그럼 남성은 어떡하나.

"그게 너무 신기하다. 남자들은 선생님의 희생이 어떤 것인지 깨닫고 믿으면 된다. 삼촌들은 그렇게 변화된다."

-'창기 십자가'란 말은 성경에 없는데.

"생각해보라. 시대가 지날수록 성적인 문제는 더욱 심해진다. 인간이 가장 많이 타락하는 부분이다. 성적인 죄를 없애야 한다. 그래서 '창기 십자가'다. 일반 기독교는 복음으로 구원 받았다고 하면서 그들의 실제 삶을 보라. 구원받은 사람으로서 참된 모습이 보이는가. 하늘 백성이라면 거룩해야 한다."

-성경은 오직 '예수'를 통해 구원을 말하지 않나.

"우리도 예수를 믿는다. 하지만 진짜 구원 받았다면 삶의 모습이 변화되어야 한다. 우리는 죄를 짓지 않는 '선남 선녀' '왕자 공주'들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이 땅의 삶은 하늘로 올라가기 위해 죄가 없는 백성으로 준비되는 과정이다. 나도 이젠 마음 밑바탕의 죄는 없는 것 같다."

-율법을 통한 행위를 말하는 건가.

"예전에 박명호 선생님은 잠시 안식교에 다니신 적이 있다. 오늘날 안식교는 교리만 있고 실제 생활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우리는 생활 자체가 교리다. 우리는 채식만 한다. 고기나 생선도 절대 먹지 않는다. 계란은 직접 키운 닭에서 생산된 것만 먹는다. 하지만 이는 말씀을 깨달은 사람이 변화를 통해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위다."

-개신교에선 '이단'이라고 한다.

"가끔 우리 교리에 대해 트집을 잡는 분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 궁금증을 갖고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많다. 최근엔 캘리포니아 지역 유명 신학교의 교수님까지 '궁금하다'며 연락을 주셨다. 외부에 부정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실제 다른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선 이단 규정…한인교계 "생소하다"

한국 교계를 비롯한 미주 한인 교계는 십계석국을 ‘이단’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4일 하와이 호놀룰루 지역에서 열린 ‘제2차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이하 세이연) 심포지엄’에서는 십계석국 문제에 대한 안건이 정식으로 상정됐다. 세이연 한선희 목사는 “이단으로 규정된 십계석국은 현재 미국뿐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일간지 전면 광고를 통해 존재를 알리고 있다”며 “세이연과 각 교계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십계석국에 대한 성명서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십계석국 공동체가 있는 테네시 지역의 한인 교계 관계자들은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중부테네시목회자협의회 회장 이재현 목사는 “안식일교나 여호와 증인은 봤는데 그런 단체가 이곳에 자리 잡은 지 15년이나 됐다는 사실은 정말 몰랐다”며 “아직까지 한인 교계가 이단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가 접수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목회자들을 만나 논의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LA지역 교계 관계자들은 십계석국에 대해 대부분 생소하다는 반응이었다. 인터뷰를 시도한 대다수의 목회자가 답변을 피하거나 “처음 들어보는 단체”라고 했다. 나성서부교회 이정현 목사는 “솔직히 어떠한 단체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 선명하게 답을 못하겠다”며 “구원파나 신천지처럼 피부에 와 닿아야 관심이 생기는데 십계석국이란 단체 때문에 피해를 입은 이민교회 사례는 없는 상황이어서 매우 생소하다”고 전했다.

☞창기(娼妓) 십자가는

박명호씨가 60세 때 하늘로부터 “어린양 신랑으로서 여성을 취하라”는 특별 계시를 받아 생겨난 교리다. 이는 죄를 없애기 위한 하늘의 특별한 방법이라고 한다. 전민형씨는 "(박명호씨는) 일부 여성들에게만 계시를 받아 잠자리를 갖는다"고 말했다. 죄인인 인간을 사랑해서 직접 더러운 창기가 되어 일부 여성들과 잠자리를 갖는 박씨의 희생과 사랑을 영접하면 죄를 지을 수 없는 거룩한 신의 차원에 이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창기 십자가의 열매라고 한다.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