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악동 버릇 못버린 휴이트

중앙일보

입력

실력은 갖췄으나 인품은 모자란다. 지난해말 남자 테니스 사상 최연소 랭킹왕에 등극했던 레이튼 휴이트(21·호주)에게 따라붙는 치욕스런 꼬리표다.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휴이트에게 악명의 그늘이 또한번 드리워졌다.

사건은 지난 15일 스페인의 알베르토 마르틴(24·39위)에게 1-3으로 패한 뒤 일어났다. 화가 난 휴이트는 경기직후 상대선수를 ‘소름끼치는 녀석(shocker)’으로 표현하며 한껏 퍼부었다.
휴이트는 “마르틴은 마지막 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고의로 타임을 걸어 흐름을 깨놓았다.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다”고 비난했다.

당시 상황은 휴이트가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마지막 4세트 타이브레이크. 비록 휴이트가 4-5로 뒤졌으나 서비스 2개를 가진 상황으로 역전도 가능했다. 이때 마르틴이 다리 근육통을 호소,주심에서 타임을 요구했고,주심은 규정대로 3분간 트레이너로부터 치료를 받는 것을 허용했다.

벤치로 돌아와 홈관중의 고함소리에 파묻혀 긴장감에 휩싸였던 휴이트는 경기개시후 잇따라 스트로크 실수 2개로 자멸했다.이후 휴이트는 시간끌기를 위한 ‘가짜 환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오히려 국제테니스연맹(ITF)로부터 “규정은 규정”이라며 면박만 당했다.시드니 모닝헤럴드 등 유수의 호주 언론도 휴이트에게 '품위'를 지킬 것을 충고했다.

휴이트는 지난해 흑인 선수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휘말리는 등 심심찮게 ‘악동’의 끼를 보여왔다. 휴이트는 지난해 US오픈때 “입닥치고 어른이 돼라(shup up,grow up)”는 극성팬의 피켓시위를 곱씹어 봐야 할때다.

김종문 기자<j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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