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보수 30% 낮은 재형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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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만에 부활한 신재형저축 상품이 본격 판매에 들어간 가운데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 출시된 재형저축상품은 은행에서 취급하는 예금이나 적금형태와 자산운용사의 펀드형태 두가지다. 둘 다 가입자에게 비과세 혜택을 주고 한번 가입하면 돈이 7년 이상 묶이는 장기상품이다. 어느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만기 때 수익이 크게 엇갈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은행의 재형저축상품의 금리는 3.2%에서 4.5%로 정해졌다. 이 금리는 3년간 적용되고 이후부터는 고시금리에 따라 변동된다. 재형저축펀드는 수익률을 확정할 수 없지만 은행금리보다는 수익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상품인만큼 어느정도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의무가입기간이 7년 이상임을 감안할 때 매입단가를 낮추는 적립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시장위험을 상당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노후자금같은 장기 목적자금 마련 용도로는 은행의 재형저축보다는 펀드상품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재형저축펀드는 일반 펀드와 어떤 점이 다를까. 우선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소득세 14%가 면제된다. 그러나 7년 이내에 해지할 경우 이런 면세 혜택은 사라지므로 반드시 장기자금용도로 활용해야 한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선 일반과세로 전환된다는 것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펀드를 고를 때 비과세 수혜 폭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보는 게 좋다. 예컨데 국내주식형은 발생소득 대부분이 비과세되므로 상대적 혜택이 크지 않지만 국내나 해외채권 혼합형과 해외주식형은 과세대상으로 비과세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또 재형펀드는 일반펀드에 비해 판매보수와 운용보수가 싼 것도 장점이다. 펀드보수의 경우 1% 넘지 않도록 책정해 기존 펀드에 비해 30% 이상 낮아졌다.

 재형펀드는 신규일지라도 대부분 모자(母子)형으로 출시되고 있다. 7년 이상의 가입기간동안 상품간 전환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투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과거 모펀드의 설정액규모와 성과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운용사가 전문적으로 운용하고 있는지, 리서치 능력은 있는지 여부도 체크포인트다. 펀드 매니저가 자주 변경되는 펀드는 피하는 게 좋다. 최소 3~5년 이상의 운용경력이 있는 펀드매니저가 존재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모두 9개의 재형저축상품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 중 ‘한국투자 재형 글로벌타겟리턴 증권 자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은 전세계의 주식·채권·통화·원자재·리츠 등 상호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자산을 한 펀드에 담아 변동성을 줄이면서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자산배분펀드이다. 이 펀드는 사전에 설정한 변동성을 철저히 관리하며 조금씩 목표한 수익을 쌓아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투자자산을 원치 않는 위험에 노출하는 것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노린다. 선진국 투자자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의 글로벌 자산배분펀드와는 달리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 추구를 목표로 운용되는 ‘한국형’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 글로벌 멀티인컴 증권펀드’는 글로벌 자산군을 대상으로 인컴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산인 장기채권·이머징채권·물가연동채권·우선주와 배당주·리츠·통화 등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상품 설계 단계부터 관리가 가능한 인컴 수익에 포스를 두고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위험을 관리하는 게 특징이다. 이 펀드는 목표수익 또는 목표 리스크을 정해 놓고 이에 부합하는 자산을 찾아 투자하는 방법으로 결과수익이 목표를 위해 관리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컨설팅본부 박수진 팀장은 “재형펀드는 주요 투자대상을 해외 채권, 국내 채권 등으로 삼아 비과세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했고, 내비게이터펀드 같이 대표펀드로서 고객이 선호하거나 장기성과가 꾸준한 상품 위주로 준비했다. 신규로 출시되는 상품일지라도 대부분 모자형펀드로 출시되는 만큼 모펀드의 규모와 성과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 그래픽="이말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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