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기준시가, 실제시세의 60%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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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서울지역 일부아파트의 기준시가를 수시로 고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의 기준시가는 실제시세보다 훨씬 낮은 6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집마련정보사(www.YesApt.com)는 서울지역 아파트들을 대상으로 매매가 대비기준시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비율이 64.5%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국세청이 지난해 7월 기준시가를 고시할 때 전용면적 50평 이상은 시가의 90%, 25.7-50평은 80%, 25.7평 이하는 70%의 기준시가를 각각 적용했던 것과 비교해최근 주택가격 급등에 따라 기준시가가 실제시세를 훨씬 밑돌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강남구 개포동 대치아파트 17평형의 경우 기준시가는 동과 호수에 따라 7천700만원에서 8천750만원이지만 1월 현재 매매가는 1억8천500만원에서 1억9천만원에 형성돼 있어 기준시가가 실제시세의 4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구 도곡동 진달래아파트 24평형의 기준시가도 1억1천900만-1억2천650만원이지만 매매가는 2억7천만원으로 실제시세의 45% 전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개포동 주공1단지 11평형, 압구정동 한양1차 20평형, 수서동 까치진흥 17평형 등도 모두 기준시가가 실제시세의 5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구별 매매가 대비 기준시가 비율은 국세청이 중소형 아파트인 전용면적 25.7%평형 이하에 적용하는 비율 70%에도 못미치는 60%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특히 최근 가격오름폭이 컸던 소형 재건축추진 아파트가 많은 강동구의 경우 이비율이 53.0%로 가장 낮았으며 다음으로 구로구(56.3%), 관악구(59.8%), 송파구(60.3%), 동대문구(62.5%), 강남구(62.8%) 등 순이었다.

또 영등포구(69.6%), 성북구(68.6%), 서초구(68.5%), 광진구(68.5%) 등은 이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구별로 주력평형이 다른 경우가 많아 이 비율만으로 기준시가와 실제시세 사이의 괴리가 어느 구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는지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설명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대형이 주력이고 강북.노원.도봉구의 경우 중소형이 주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가격폭등이 심했던강남권 아파트들의 기준시가가 실제시세에 크게 미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9일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강남권 95개 재건축추진 아파트의 기준시가를 수시로 고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데 이어 재경부도 15일 부동산 가수요가 확산될 경우 강북.신도시에도 기준시가를 수시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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