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토한 범행 내용 현장 상황과 일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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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그녀가 범행을 자백하기 시작했을 때 전율을 느꼈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참여해 온 이승규(44) FBI 한국지부장은 스나이더를 "의심할 여지가 없는 범인"이라고 단언했다.

李지부장은 "지난해 2월 스나이더를 찾아갔을 때 처음엔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며 뒷얘기를 전했다. 주한미군 매카시 상병(2000년 이태원에서 술집 여종업원을 목졸라 살해)의 재판 결과를 이용해 회유했다는 것이다.

FBI의 심리전문 수사요원이 "끔찍하게 살인을 한 매카시도 한국에서 6년형 밖에 선고받지 않았다. 당신의 경우 범행을 자백하면 훨씬 가벼운 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득하자 털어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스나이더가 사건 직후 한국에서 참고인으로 진술했던 내용은 현장 상황과 다른 점이 많았어요. 하지만 나중에 범행을 실토하면서 진술한 내용은 현장과 거의 일치했지요. 심지어 자백 내용을 검토하면서 일부를 직접 수정하기도 했어요."

李지부장은 "미국에서의 범죄인 인도 재판은 통상 체포영장 등 관련 서류 구비 상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이뤄진다"면서 "그러나 스나이더 건은 사실상 유.무죄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인도 결정 자체가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李지부장은 신분상 이유로 자신의 사진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취재팀 = 강주안.구희령.김필규 기자jooan@joongang.co.kr

취재협조 = 美 트리뷴 리뷰 드웨인 피켈스 기자dpickels@trib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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