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배우 다카쿠라 켄, 고 이수현씨 부모에 성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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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철도원'의 주연으로 낯 익은 일본의 명배우 다카쿠라 켄(高倉健.71) 이 14일 서울의 한 극장 시사회에서 고(故) 이수현씨의 아버지 이성대(李盛大.62) 씨와 어머니 신윤찬(辛閏贊.54) 씨를 만났다.

李씨는 지난해 1월말 도쿄의 한 지하철 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숨졌다. 다카쿠라는 이날 李씨의 부모에게 위로금을 전달했다.

18일 신작 '호타루(반딧불이) '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홍보차 방한한 그는 "당시 죽음을 무릅쓴 한국 청년의 의로운 죽음에 크게 감동받아 이번 방한 길에 꼭 李씨의 부모님을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그가 李씨의 부모를 '호타루'의 시사회에 초대해 이뤄졌다.

그러나 다카쿠라는 "李씨의 부모를 만나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이라면서 李씨의 부모를 만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꺼려 일체의 사진 촬영을 거절했다.

'호타루'는 2차 대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노부부의 애틋한 애정을 그린 후루하타 야스오(降旗康男.69) 감독의 작품.

영화 속에 당시 강제 징집돼 특공대원으로 참전한 한국인의 이야기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카쿠라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후쿠오카는 한국과도 지리적으로 가깝다"면서 "학창 시절 동급생 40여명 가운데 5~6명은 항상 한국인 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인 배우.스태프들과 작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 작은 한 걸음이 양국 간 교류의 가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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