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독감 진상의 허와 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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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의 가장 흔한 질병인 감기와 독감(Flu)은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못 이해되고 있는 질병으로 꼽히고 있다.

우선 감기와 독감은 전혀 다른 질병인데도 불구하고 서로 혼용되고 있다.

독감은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에게 폐렴 등과 같은 위험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있는 것으로 감기보다 증상이 빠르고 심한 편이며 갑작스런 고열과 심각한 근육통을특징으로 하고 있다.

반면 감기는 콧물이나 낮은 열을 증상으로 하며 합병증도 심각하지 않은 편이다.

감기와 독감은 접촉성 질환으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추운 날씨에 노출됐다고 해서 걸리는 것은 아니다.

얼음물에 빠지거나 폭풍설 속에 길을 잃는 등의 극단적인 추위에 노출되면 감기나 독감에 걸릴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주범일뿐 추운 날씨 자체가 질환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감기와 독감 치료법에서도 어처구니 없거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잘못된 민간요법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감기와 독감은 "굶겨 죽여라"는 속담이 대표적인 예.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감기 전문가 잭 괄트니 박사는 환자를 굶기는 것은 "완전히 의외"라면서 감기나 독감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영양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 감기나 독감환자들은 종종 의사에게 빠른 회복을 위해 항생제 처방을 간청하지만 이 또한 잘못된 지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감기와 독감은 박테리아가 아닌 바이러스에 유발되기 때문에 항생제는 치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게다가 약을 남용하는 것은 세균의 저항력만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항생제는 폐렴이나 연쇄구균에 의한 목의 통증 등박테리아 감염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은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자연 치유가 되도록 그대로 놔두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 되고 있다. 미열은 인체가 세균을 방어하면서 나오는 것이며기침은 폐의 감염된 부분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기와 독감에서 빨리 회복하려면 휴식을 취하고 음료수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가장 좋은 방법이다. 휴식을 많이 취하면 취할 수록 인체는 인터페론과 같은 면역통제 물질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음료수는 인체에서 감염된 세포를 씻어내고 간이 더 효율적으로 기능하는데 도움이 된다.

감기나 독감치료 민간요법 중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비타민C의 경우 일부 연구에서는 빠른 회복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또다른 연구에서는 예방이나 증상완화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의학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또 약초를 비롯한 다른 비처방 약품에 대해서도 일치된 결론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감기와 독감에서 최선의 치료법은 예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있다. 특히 노약자에게는 독감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훌륭한 방법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배웠듯이 여럿이 함께 사용한 물건을 만졌을 때는 손을 씻고, 마스크를 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등의 예방법을실천할 것을 의사들은 권고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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