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수뇌간의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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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중당 대통령후보 윤씨를 방문하여 양당의 의견차이해소문제와 야당단일후보 옹립을위한 상호협력문제등에 관해 광범하게 의견을 나누었다. 민중당과 신한당이 갈라진후 처음으로 만난 양당수뇌는 자주만나 우선 대화의 길을 열자는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상호간의 의견차이의해소및 협력에 대해서는 계속 이야기하기로 했다한다.
민중당대통령후보로 지명을받고 정계에들어온 유씨가 정계선배로서 신한당당수로있는윤씨를 인사차례방한다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정계인사로서 자리를같이하게된 양씨가 양당간의의견차이를 조종하고 야당진영의 대동단결을 하자는데 원칙상 합의를보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에관해서는 서로들 조심스럽게언급을 회피하였다는것도 있음직한일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가 양당수뇌회의의 성과를 중요시하고자하는것은 이회담이 앞으로 양당간에 미소관계를 이룩할수 있는「무드」를 조성하고 앞으로 자주만나의견을 교환할수있는 대화의길을 터놓았다는데있다.
모처럼 통합됐던 야당이 민중·신한양당으로 갈라진이래지금까지 양당은 상호 비난 공격을 되풀이하여 상잔관계에놓여있었다는것은 세인이 공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와같은상잔관계의 형성은 제각기 내세우는 명분이야 어디있건간에 야당진영 전체의위신을 추락시키고 한·일협정비준파동을 계기로 조성된야당부재상황에 부채질해주는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므로 한국의 야당이 국민으로부터의신임과 지지를 되찾고 정권을인수할수 있을만큼 성장하기위해서는 이런 상잔관계를청산하고 우당으로서의 미소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급선무라하지않을수없다.
야당진영이 정권투쟁에 있어서 자신을 갖기 위해서는단일화가 최선책이요, 연립제휴가 차선책임은 두말할필요도 없지만, 그것이 모두불가능한 경우에도 상호비난을절대로 삼가함으로써 집권당에 어부지리를 주지않도록 해야한다. 이번 양당 수뇌회담은최소한 야당끼리 평화공존할수있는 기운을 조성한 점에있어서 정국의 대세로 보아환영할만 한 일인데 우리는앞으로 양당수뇌가 자주 회합하여 평화공존에서 진일보하여 대여공투로, 또 대여공투에서 진일보하여 연립제휴또는 통합단일화를 이룩할수있는 조건을 성숙시키는데힘써주기를 바라마지않는다.
정당의 수뇌자란 일당을 거느리는「톱·리더」요, 정치활동을하는데있어서 당의에 구속되어 자기의 주장을 관철키어려운경우가 허다하다. 여기 자연인으로서의 양씨회담과, 각기 일당을거느리고있는정치인으로서의 양씨회담사이에 근본적인 성격차이가 있는것이다. 우리는이 차이를시인하는데 조금도 인색치 않지만 앞으로 양씨는 수뇌회담을 자주갖는데 제각기의당내외로부터 반발과 잡음이 일어난다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는데 용기를갖고 당수뇌로서의「리더·쉽」을 발휘하여소신대로 움직여주기를 염원한다. 양당의 분열·대립과정이 너무도심각했던것을 잘알고있는 우리는 상호간의 대립과 배척을 극복하는데 많은 시일이 걸리리라는것을 예측하는까닭으로 당장의 화해를 기대하지는않는다. 그려나그렇다하더라도 수뇌간의빈번한 회합이 화해에의 착실한 전진이 될것임을 확신하고양씨의 활동에 기대를 크게걸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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