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4500원으로 인상 본격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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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새누리당과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6일 발의했다. 김 의원은 “흡연으로 인한 각종 피해 금액이 연간 10조원에 달하고,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연간 3만 명)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6배나 많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담뱃값을 500원 정도만 올리면 흡연율 감소 효과가 작고 담배 제조·유통과 관련된 이해 관계자들만 득을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 담배 소비량이 연간 12억8000갑(29.3%)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값이 인상되면 성인 남성 흡연율(47.8%)이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담뱃값을 2000원 정도 올리면 청소년의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가 크다고 주장한다. 고교생 흡연율은 6~12%에 달한다.

 보건복지부도 담뱃값 인상에 적극적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의 담뱃값 인상 관련 질문을 받고 “(담배가) 외국에 비해 싸기도 하다”며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담뱃값을 지금의 두 배인 5000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했었다.

 담뱃값은 2004년 말 500원이 오른 뒤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물가 상승과 담배 농가의 수입 감소를 우려해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1위 그리스)이고, 담배 가격은 가장 낮다. 아일랜드는 담배 한 갑이 1만4975원에 달한다. 한편 진 후보자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주류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술을 못해 술자리에서 항상 스트레스를 받았고, 한국의 음주문화에 한이 맺혀 있다. 개인적으로 무조건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이소아·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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