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을 지키는 그림자|경호책임자「영블라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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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시아」 순방중 「존슨」대통령이 혹시 자신의 신변을 염려한 순간이면 그 자신의 곁을 떠나지않는 말쑥하게 키가 큰 한 사나이를 일별하기만해도 족할 것이다.
그 사나이란 42세의 대통령 비밀 경호원「라퍼스·영블라드」. 장장 4만「킬로」에 달하는 이번 여행 중 대통령 경호에 관계되는 모든 치밀한 계획은 바로 이 사나이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잠잘 때 빼놓고는 대통령 곁을 떠나지 않을 이 사나이는 미국의 비밀 경호대원들과 수많은 외국군경의 협조뿐만 아니라 함선전투기까지 동원했다.
백악관주인이 된지 3년만에 처음으로 해외에 나선 「존슨」대통령의 이번 여행이야말로 「영블라드」의 경호 능력과 「존슨」대통령만큼 미국사상 유례없이 철저한 경호를 받은 대통령이 없다는 비밀 경호대 자체의 신념을 「테스트」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여진다.
「영블라드」의 개인적인 용감성은 이미 1963년11월 「댈러스」에서 실증되었는데 고 「케네디」대통령이 암살되던 당시 「존슨」부통령을 경호하고 있던 「영블라드」는 첫 총성이 들리자마자 재빨리 「존슨」의 몸을 차 바닥에 엎어뜨리고 그 위를 자기 몸으로 감싸 위험지대를 벗어났었다. 이 희생적이고 신속한 동작에 감명을 받은 「존슨」은 그를 백악관 경호실장으로 임명한 뒤 다시 1년 전 대통령 전담 경호 책임자로 승진시켰다. 그는 대통령이 순방할 「뉴질랜드」·호주·「필리핀」·태국·「말레이지아」·한국을 두루 돌아보고 지난 주말에야 돌아왔는데 그 배려 속엔 비행기 추락사고, 악수해보려는 군중, 행진로, 각국의 군중통제방식, 고층건물, 대통령이 숙박할 숙소, 요리가 만들어질 부엌 등 그가 살피지 않은 것은 좀처럼 없어 보인다. 【로이터=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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