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으로 올해 순익 1조 시대 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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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신동규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농협금융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본격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1조원 순이익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시스템을 능력 중심으로 바꾸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점의 통폐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의 방만경영 지적을 잠재우기 위해 고강도 개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은 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손해보험·농협증권·NH-CA자산운용·농협캐피탈·농협선물 등 7개 금융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정부의 ‘농협 신경(신용부문·경제부문) 분리 정책’에 따라 지난해 3월 2일 출범했다.

 신 회장은 구체적으로 순이익 1조600억원이라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구축했기 때문에 올해 예상하지 못한 비용 지출을 없애고 경영혁신을 이루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비상경영체제 가동 ▶경영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 ▶건전성 강화를 위한 리스크 관리 ▶농협중앙회 유통과의 시너지 강화 ▶사회적 책임 경영의 5개 핵심 경영전략을 내세웠다.

 신 회장은 이례적으로 최근 외부 용역에 의뢰한 농협금융의 생산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직원 1인당 수익을 종합한 생산성을 계산해본 결과 타 금융지주의 80%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적자 점포가 많고 이자 이외의 수익이 적다는 게 이유였다. 신 회장은 “장사 잘하는 직원이 우대받도록 인사 시스템을 개혁하고 적자 점포를 정리해 부족한 20%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실적에 대해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3600억원 흑자에 그쳤다”고 전했다.

금융지주 출범 시 충당금 확충(3000억원), 농협중앙회 브랜드 사용 비용(2000억원), 인프라 구축(1000억원) 등 총 7000억원의 예상치 못한 초기 비용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농협금융의 특성을 살려 올해 농식품기업에 지난해(9조8000억원)보다 17%(1조7000억원) 늘어난 11조5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농식품 이외의 중소기업에도 지난해(12조원)보다 많은 15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농민 중심의 고객층을 일반 금융고객으로 넓힐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은행·보험·자산운용 등 각 계열사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공격적인 마케팅·홍보전략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의 인사권 간섭 논란에 대해서는 “중앙회가 100% 대주주이기 때문에 경영협약 범위 내에서 대주주의 의사를 존중하고 경영과 인사를 논의하는 게 당연하다”고 못 박았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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