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병 재·보선 ‘정치 1번지’ 떠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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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 지역은 현재 8곳이다. 국회의원 선거구는 서울(노원병)과 부산(영도), 충남(부여-청양) 등 3곳이다. 나머지는 기초단체장(경기 가평), 광역의원(경남 경산, 거제), 기초의원(서울 서대문, 경기 고양) 선거다.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출마 의사를 밝힌 서울 노원병은 순식간에 ‘정치1번지’로 주목받게 됐다. 새누리당에선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비롯해 이른바 ‘박근혜 키즈’인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이 후보로 거론되다 안대희 전 대법관까지 언급하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에선 지난해 총선 때 부산 사상구 선거를 ‘문재인 대 손수조’ 구도로 가져갔던 것처럼 이 전 위원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안 전 원장에게 ‘이겨도 그만, 지면 망신’인 카드를 내세우겠다는 뜻이었지만 막상 출마를 선언하자 기류가 바뀌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상대가 어쨌든 거물이고 우리에게 쉽지 않은 선거”라며 “안대희 카드를 포함해 다양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안 전 대법관은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았었다. 안 전 원장이 내세운 ‘새 정치’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었다. 새누리당은 야권이 연대할지, 분열할지를 봐가며 대응카드를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곤란한 상황에 빠진 게 민주통합당이다. 그간 당 비상대책위원회 등 주류 측은 후보를 내야 한다는 쪽이었다. 지난 총선 때 노원병에서 노회찬 전 의원에게 야권 단일후보를 양보한 이동섭 지역위원장, 임종석 전 사무총장, 박용진 대변인 등은 물론 정동영 고문까지 거론돼 왔다. 그러나 비주류 쪽에선 “안 전 원장이 나온다는데 공천하는 게 정치도의상 맞느냐”(문병호 의원)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선 후보까지 안 전 원장의 출마에 환영 입장을 밝히고 나서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 전 의원이 소속된 진보정의당은 후보를 낸다는 입장이다. 진보당은 노 전 의원의 부인인 노동운동가 출신 김지선씨를 후보로 낼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진보당은 야권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태다.

 부산과 충남도 덩달아 판이 커지는 양상이다. 부산 영도는 새누리당에서 김무성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그가 당선될 경우 새누리당 권력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에선 김비오 지역위원장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안 원장의 부산고 선배이자 대선 때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김성식 전 의원의 출마설도 제기된다.

 충남 부여-청양은 새누리당에서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고검장 출신의 김진환 변호사, 박종선 전 육군사관학교장 등 후보군이 난립 양상이다.

 이완구 전 지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1년 동안 혈액암으로 투병했는데 이제 완쾌됐다. 의사한테 ‘출마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출마해도 된다’고 하더라”며 “그 소리 안 듣고는 제가 못 나온다. 2~3일 후 공식 의견을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인 박정현 충남도 정무부지사의 이름이 나오지만 아직 상황은 유동적이다.

이소아·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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