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 정국서 출사표 낸 안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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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다음달 24일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다. 안 전 원장 캠프에서 공동 선대본부장으로 활동했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전 원장이 두 달여간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오는 10일께 귀국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정치를 위해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체류 중인 안 전 원장은 오전 송 의원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출마 결정을 공개토록 하고, 이에 따른 준비를 당부했다. 안 전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노원병 지역구 의원이던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송 의원은 “안 전 원장이 많은 의견을 수렴해 출마를 결심한 것 같다”며 “출마 배경은 안 전 원장이 (귀국하면서) 직접 설명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신당 창당에 대해선 “아직 준비되거나 의논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외 인사였던 안 전 원장이 4·24 재·보선에 직접 뛰어드는 정면 승부를 택하면서 ‘안철수 신당’ 창당과 야권 재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캠프 내부에선 보궐선거에서 안 전 원장이 승리할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 수순에 돌입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캠프의 한 인사는 출마 당적에 대해 “일단은 무소속 출마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향후 일정과 방향은 안 전 원장이 귀국 메시지에서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캠프의 다른 인사는 “새 정치는 혼자 할 수 없으며 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의 교훈이기도 했다”며 “안 전 원장이 새 정치를 구체화하기 위해 정치그룹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캠프의 한 실무 인사는 “재·보선을 앞두고 정당 창당을 한다든지 즉자적 대응은 않겠지만, 내부적으론 창당으로 의견이 모아져 있고 안 전 원장이 귀국 메시지에서 향후 로드맵과 정당 건설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밝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놓고 청와대·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안 전 원장의 조기 등판으로 여야는 모두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비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민주당은 안 전 원장과의 관계 설정은 물론 재·보선 결과가 민주당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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