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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쌀매상가격의 인상 지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열렸던 정부·여당 연석회의에서 금년도 정부매상 쌀값을 80 「킬로」들이 가마당 3천3백6원으로 하라고 지시함으로써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어온 정부매상가격결정문제를 일단락 짓도록했다.
그동안 농림부는 농산물가격심의위원회가 제시한 가마당 3천3백72원을 관철하려했으나 기획원과 「유솜」측의 반대로 이를 실현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각의에서도 작년도 매상가격인 가마당 3천1백50원으로 그대로 의결했던 것이다. 그러나 물가상스율을 감안해 주어야할 뿐만아니라 농민의 생산의욕을 저상시켜서는 아니되겠다는 뜻에서 박대통령은 영단을 내려 매상가격 인상을 지시하기에 이른 것 같다.
물론 가마당 3천3백6원이란 매상가격이 적정가격이며 계속적인 증산에 유인을 줄만큼 충분한 가격이냐에 대하여는 이론이 있을 수 있는 것이지만 현재의 재정금융형편으로 보아서는 획기적인 조치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연차적으로 지속적인 증산에 충분한 유인을 줄수있을만큼 정책적으로 매상가격을 조정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으로 보이는 것이나 우선 당면과제로서는 가마당 3천3백6원으로 「충분한 양」을 매상조작해서 출회기의 미가폭락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의 예로 본다면 비록 정부매상가격이 낮게 책정되었다 하더라도 그나마 정부매상량이 너무 적다든지 미담융자가 과소하여 출회기의 쌀값이 정부매상가격을 훨씬 하회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였던 것이다.
정부가 매상조작을 하고 미담융자를 하는 이유가 미가의 계절변동폭을 줄이고 미곡수급관계를 조절하려는데 있는 것이라면 매상가격인상만으로 마족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농촌경제실정으로 보아 미곡출회기의 쌀값여하에 따라서 농민소득은 크게 달라지는 것이므로 출회기의 최저시세가 적어도 정부매상가격을 하회하도록 만들어서는 정부매상가격을 인상한 의의가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될것이다.
따라서 일단 매상가격이 결정된 이상 어떤 일이 있어도 출회기가격이 이를 하회하지는 못하도록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을 적기에 매상하도록 해야할 것이며 매상과 병행하여 「미담융자를 강력히」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기본방침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려면 우선 「매상자금의 확보와 이의 적용방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과거와 같이 매상자금을 확봐지 못한다든지 그 방출시기를 일실하여 매상효과를 얻지 못하는 우를 반복하지 않도록 만반의 배려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뿐만아니라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매상량 1백20만석만의 조작으로써는 풍작을 예상하는 출회기의 쌀값을 매상가격수준에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므로 매상조작으로 미흡한 분은 미담융자조작으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미담융자를 위한 자금확보를 서둘러야 할것이며 이를 위한 재정안정계획의 수정문제를 신속히 조정해야 할 것이다.
어려운 재정형편에도 불구하고 매상가격인상을 단행토록 한 박대통령의 영단을 환영하는바이며 아울러 매상가격인상의 의의를 살리기 위하여 적기에 충분한 양을 조작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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