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집안일 전 스트레칭으로 근육 풀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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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호 18면

세브란스병원

봄이 기지개를 켜면서 필드에 나갈 계획을 세우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때 각별히 신경 써야 할 부위가 있다. 우리 몸의 ‘경첩’이라 불리는 팔꿈치다. 겨울 동안 굳어 있던 근육을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하면 팔꿈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골프 엘보’ ‘테니스 엘보’가 대표적이다. 세브란스병원 천용민(사진) 교수에게 팔꿈치 통증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팔꿈치 통증 치료와 예방법:세브란스병원 천용민 교수

 -팔꿈치 통증은 왜 생기나.
 “대표적인 원인이 상과염(上顆炎)이다. 팔꿈치를 감싸고 있는 조직을 ‘상과’라고 하는데,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골프를 치다 생기면 ‘골프 엘보’, 테니스를 하다 생기면 ‘테니스 엘보’라고 부른다. 힘든 노동일을 하거나, 매일 집안일을 하는 주부에게도 나타난다. 팔꿈치를 갑자기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장시간 지속적으로 무리를 했을 때 생긴다. 40~60대 여성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한다. 걸레나 행주를 짜거나,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등 가사와 연관이 깊다.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는 어떻게 다른가.
 “증상은 유사하지만, 병변에 차이가 있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골프 엘보는 주로 팔꿈치 안쪽에 염증이 생긴다. 테니스 엘보(외측 상과염)는 손가락을 펴거나 손목을 손등 쪽으로 젖히는 역할을 하는 근육·힘줄이 파열되거나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발생한다. 골프 엘보(내측 상과염)는 골프 스윙 동작처럼 손목을 안쪽으로 구부리거나 한쪽으로 비트는 팔 근육과 힘줄에 무리가 가서 생긴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걸레를 짜거나 손잡이를 돌리고 악수를 하는 등 팔을 비트는 동작이 힘들다. 또 손목을 펴거나 뒤로 젖힐 때, 팔을 편 상태에서 무언가를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나타난다. 직접적으로 팔꿈치 부위를 눌렀을 때도 아프다. 정확한 질환별 구분은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대개 눌렀을 때 아픈 부위나 통증의 정도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테니스 엘보는 환자가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상태에서 손목을 뒤로 젖히려 할 때 팔꿈치 바깥쪽이 아프다. 골프 엘보의 경우, 압통(눌렀을 때 나타나는 통증)만 있으면 경미하다고 보지만, 팔의 안쪽과 약지, 새끼손가락 부위가 저리면 심한 상태로 본다. 불편한 증상이 2~3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눈다. 보존적 치료는 약물·주사·체외충격파·물리치료가 대표적이다. 환자의 상태나 의사에 따라 적용하는 치료법이 다르다. 약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를 사용한다. 개원가에서는 주로 주사 치료를 시행하는데, 종류로는 프롤로테라피, PRP(자가혈소판풍부혈장) 등이 있다. 대학병원에서는 체외 충격파 치료를 주로 한다. 통증 부위에 고에너지 충격파를 전달해 조직의 재생을 돕고 통증을 감소시킨다. 환부를 절개하지 않는 간단한 시술이다. 온열·전기치료·초음파 등의 물리치료는 혈액순환을 도와 환부를 빨리 아물게 한다. 이 같은 보존적 치료를 3~6개월 동안 시행해도 반응이 없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일반적인 절개법과 내시경을 활용해 병변을 제거하는 관절경적변연절제술 등이 있다.”

 -주사의 종류가 다양한데 효과는 어떤가.
 “각각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학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스테로이드는 효과가 빠른 대신,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자주 맞으면 피하지방 괴사나 당뇨·고혈압 등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적당히 쓰면 좋지만, 많이 쓰면 독이 될 수 있다. 프롤로테라피는 고농축 포도당 주사다. 스테로이드보다 부작용이 작지만, 환자마다 효과가 천차만별이다. 특히 당뇨 환자가 맞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PRP주사는 요즘 가장 화두다. 환자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추출해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효과는 있지만, 어떤 성분과 기전으로 효과를 내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주사를 적용할지는 의사의 선호도에 따라 다르다.”

 -팔꿈치 통증을 줄이는 스트레칭법은.
 “일단은 팔꿈치의 사용을 줄이고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강화 운동으로 팔꿈치를 단련해야 한다. 팔을 앞으로 쭉 편 상태에서 손목을 위아래로 천천히 스트레칭한다. 손목을 손등 쪽으로 젖힌 채로 15초 동안 멈췄다가 힘을 뺀다. 이 과정을 1회 10~15회씩, 하루에 세 번 반복한다. 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아령을 들고 팔꿈치를 굽혔다 폈다 반복하는 것도 팔꿈치 근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 팔꿈치 질환을 예방하려면.
 “팔꿈치 질환명에 ‘테니스’ ‘골프’가 붙지만, 실제로 해당 운동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반복된 사용과 무리한 움직임이 문제다. 주부는 마루를 닦고 빨래를 짜는 등 손목을 회전하거나 뒤로 젖히는 일을 삼간다. 운동할 때는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으로 근육을 이완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자세가 좋아도, 동일한 동작을 수차례 반복하면 근육이 지친다. 운동 중 피로감을 느끼면 중단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한다. 또 팔꿈치 주위의 부하를 분산시킬 수 있도록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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