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 준공 예정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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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2일 장기영 경제기획원장관은 이병철씨의 한비 헌납문제는 이씨가 소유하는 l5%의 주식과 이씨의 영향력이 미치는 36%의 주식을 합하여 51%의 주식을 즉각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장 장관은 이씨로부터 12월말까지 철야작업을 해서라도 한비 준공을 서두르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하고 연말까지의 나머지 30%의 공정에 필요한 내자를 동방생명, 안국화재, 동양화재, 신세계백화점 기타 서울시내에 있는 부동산을 방매해서 조달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으며 이의 방매를 위해 정부의 알선과 지도를 받겠다는 약속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상오 11시부터 11시40분까지 장 장관은 이씨와 회담하고 이와 같이 말했는데 이씨는 이 자리에서 「한비 헌납에 관하여」라는 서신을 통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점을 장 장관에게 전달했다.
①한비의 국가헌납 결심은 추호의 변함이 없고 명실 겸전하게 헌납하겠다. 이 헌납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과 시기는 신속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취하되 그 구체적인 차는 정부와 협의여 결정하겠다.
②현재 한비의 공정은 이번 「사카린」원료 밀수사건으로 약간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70%에 달하고 있으며 철야작업을 해서라도 12월말까지 준공하겠다.
③내자조달은 이씨 소유 주식, 부동산, 다른 소유재산을 방매 처분하는 등기타 모든 방법으로 조달하겠으나 불여의할 경우 정부의 지원을 간망한다.
④내자조달을 위한 부동산 방매처분은 정부의 알선과 지도를 받겠다.
이러한 4개 항목의 이씨 한비 헌납복안에 대해 장 장관은 이를 상부에 보고하여 정부의 방침을 결정한 다음 빠른 시일 안에 이씨와 다시 만날 약속이 돼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비 헌납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에 대해 장 장관은 ①이씨가 즉각 바칠 수 있는 51%의 주식을 인수하든가 아니면 ②준공된 공장을 인수하든가 아니면 ③현재 상태에서 정부가 인수, 준공하는 등 3가지 방안을 두고 이해득실을 검토한 다음 인수 여부에 대한 명백한 태도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장 장관을 만나고 나온 이병철씨는 『한비 헌납에 대한 당초의 소신에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구체적인 것은 장 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만 말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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