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 주말 영하 4도 … 지각 봄 3년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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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모처럼의 사흘 연휴가 시작된다. 야외 봄 나들이 하기에 딱 좋은 기회다. 그러나 서울 낮기온이 13.9도까지 올라가 4월 초순만큼 포근했던 28일 날씨만 믿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연휴 내내 꽃샘추위가 닥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봄철 불청객 황사마저 찾아온다. 이래저래 집 밖으로 나서기가 망설여지는 연휴가 될 듯싶다.

 기상청은 “1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비나 눈이 내린 뒤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쌀쌀해지겠다”고 28일 밝혔다. 하루 사이에 낮기온이 10도 이상 뚝 떨어지는 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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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과 3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겠지만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4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등 연휴 동안 반짝 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또 28일 새벽 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 고원에서 시작된 강한 황사가 남동진하고 있어 1일 새벽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시작으로 아침부터는 서해안 전체에 황사가 나타나겠다고 예보했다. 서울 등 서쪽 내륙 일부 지역에서도 옅은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중부지방에서는 올 들어 첫 황사다.

 기상청은 황사 발원 강도와 기류 흐름 등에 따라 야외 활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상예보를 참고하고 건강관리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올봄 황사는 예년 수준(평균 5.2일)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한편 기상청은 개나리·진달래 등의 개화 시기는 평년(1981~2010년 평균)보다 5일 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개나리는 3월 21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 지방은 21~30일, 중부 지방은 31일~4월 8일, 경기·강원 북부 등은 4월 9일 이후에 필 전망이다. 진달래는 3월 24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 지방은 23일~4월 2일, 중부 지방은 4월 4~10일, 경기·강원 북부는 4월 11일 이후 개화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서울의 경우 보통 3월 28일 전후로 개나리가 피지만 2011년에는 4월 5일, 2012년에는 4월 4일로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늦었다. 올해도 7일 늦은 4월 4일에 피겠고 4월 11~12일께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박정규 한반도기후기상팀장은 “지난겨울 강추위의 여파로 2월에 이어 3월 기온도 평년보다 낮아 봄꽃 개화 시기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화 시기가 2011년 이후 3년째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상전문가들은 최근 몇 해 동안 겨울 혹한이 나타나고 봄이 늦어지는 것도 지구온난화 탓이라고 설명한다. 이른바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다.

 극지연구소 김백민 박사는 “북극 지방의 기후가 변하면서 갇혀 있던 북극 한기가 내려와 동아시아 지방에서 추운 겨울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구 전체로는 기온이 상승하더라도 기후 변동성이 커져 국지적으로는 기온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게 지구온난화”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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