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균 중 누가 빠져도 무서운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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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WBC 한국 대표팀은 주전보다 센 타자가 조커다. 수퍼 대타가 더그아웃에서 대기하고 있다.

 2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류중일(50) 감독은 장고에 들어갔다. 포지션이 1루수로 겹치는 중심 타자 이승엽(37·삼성)과 이대호(31·오릭스), 김태균(31·한화) 중 한 명을 벤치에 앉혀야 하는데 누구를 뺄지가 고민이다. 류 감독은 “정말 아깝다. 룰을 바꿀 순 없나”라고 안타까워했다. 세 선수는 평가전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뽐내 한 명을 빼는 게 더욱 아쉽다.

 특급 1루수 한 명이 어쩔 수 없이 벤치 신세를 지게 되자 “같은 포지션 선수를 3명이나 뽑은 것은 실수 아닌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명을 놀릴 바에야 내야 다른 포지션을 보강하는 게 낫지 않으냐는 것이다. 한국은 소속팀에서 2루수와 3루수로 뛴 선수가 각각 정근우, 최정(이상 SK)밖에 없다. 유격수가 전문인 강정호(넥센)와 김상수(삼성)가 2, 3루 수비 훈련을 하고 있지만 안정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우려에도 빅3 선발은 긍정적 요소가 많다는 평가다. 일단 감독이 쥐는 카드가 많아진다. 상대팀과 상대 투수에 맞춰 이승엽-이대호, 이승엽-김태균, 김태균-이대호로 3, 4번을 짤 수 있다. 선발 출전하지 않는 한 명도 벤치만 달구진 않는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 나와 해결사 역할을 맡게 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NC 감독은 “벤치에 확실한 타자가 있다는 건 감독에게 엄청난 안정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WBC 한국 대표팀은 27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열린 대만 군인올스타와 공식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대표팀은 0-0으로 맞선 7회 세 번째 투수로 나온 유원상이 1사 1·2루에서 1번 팡창용에게 적시타를 맞아 결승점을 내줬다. NC와 평가전에서 2승2패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3안타에 그치며 아직 몸이 덜 풀린 모습이었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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