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파출소내서 피의자 변사|경찰, "「호스」로 목매 자살했다"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폭행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었던 여인이 파출소 안에서 의문의 변시체로 발견되자 당황한 경찰은 근무순경의 감시소홀한 틈을 타고 파출소 세면장 안에서 고무「호스」로 목을 매어 자살한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아 자살이 아닌 것 같은 의혹이 있어 변사의 진상을 규명코자 시체해부에 들어갔다.
용산경찰서 최규식 서장은 4일 상오2시쯤 서울용산경찰서 용산역전파출소 세면장 안에서 물마시러 갔던 폭행피의자 유경엽(22·용산구한강로2가392·연남여인숙종업원)양이 20분후 세면장 안에 있던 길이1「미터」 폭2「센티」의 고무「호스」로 목을 맨 변시체로 발견됐다고 발표하고 자살동기는 유양이 상습「펨프」혐의로 네번이나 즉심에 회부된 과거가 있어 이번에도 또 즉심에 회부될까봐 두려워한 나머지 자살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여인숙 주인 연남용(59·여)씨의 말에 의하면 유양은 3일 하오11시30분쯤 여인숙 마루에서 하숙비를 미리 내지 않는다고 손님 안영규(38·운전사·영등포구영일동578)씨와 시비 끝에 안씨한테서 머리채를 휘어 잡히고 마룻바닥에 머리를 찍히다 못해 안씨의 목과 팔을 물어뜯어 상처를 입히고 경찰에 연행되었었다.
그런데 ①교살로 나온 철도병원 측의 사인진단서와는 달리 유양의 목에 줄을 맨 흔적이 없고 ②폭행 쌍 피의자인 안씨를 경찰이 1시20분쯤 내보낸 점 ③유양이 자살당시 파출소 안에 2명의 순경이 있었다는 경찰의 발표와는 달리 5명의 순경이 근무하고 있었다는 송금용(32) 순경의 말 ④어떻게 해서 죽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담당 송순경의 말과 유양이 세면장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점 ⑤상오1시30분쯤 파출소 안에서 순경한테 얻어맞고 있는 유양을 연씨가 보았다는 점 ⑥시체해부는 할 필요가 없다는 4일 상오 경찰의 발표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안씨한테 마루에 머리를 찍힌 유양이 파출소에 끌려와 계속 안씨와 싸우자 분개한 경찰이 엉겁결에 때린 것이 치명상이 되지않았나 하는 의혹을 자아내고있다. 4일 하오 경찰은 검찰의 지휘로 유양의 타살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시체해부에 착수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