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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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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운동화하고 때때옷을 사준다더니 아빠는왜안와…』 서울시내 면목동 빈민촌에사는 김광철 (별명·8) 군은 추석전날밤 엄마에게 매달리며 하는말이었다.
그러나 이틀전에 경찰에 끌려간 남편의사연을 알고있는 광철군의 엄마는 무어라 설명을 못하고 있었다.
○…26일밤 청량리경찰서 형사실에서 정광수 (30)경사는 절도피의자 광철군의아빠 김영태씨와 마주앉아 있었다. 김씨는 아들의 추석선물을 사주기위해 잠깐실수-. 자전거바퀴2개를 훔쳐 8백원에 팔고생각하니 양심에꺼려 파출소에 자수했다.
이소식을들은 김씨의 이웃 성순임 (36) 씨등 많은 사람들은 『법없어도 살아가는 분이 어쩌면?』하고 모두 믿지않는 표정들이었다.
○…담당 정경사는 이사연을 알고나서는 김씨를 재빨리 구속해버린 자신을 원망했다.
추석날 자기딸에게줄 두켤레의 운동화이외에 여덟살짜리 사내운동화를 더샀다. 그리고 꼬마옷도사가지고 김씨집을 찾아갔다.
『아빠는 볼일이 있어 잠깐 어디갔는데 곧 돌아온단다』 정경사의 위로의 말이었다.
아빠를 잃고 슬픔속에 추석을 맞아야했던 김씨가족은 정경사의 선물에 감사의 웃음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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