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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탈모 치료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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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제는 정력을 감퇴시킨다? 먹는 탈모약에 대한 오해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 잘못된 정보가 확대, 재생산 된 것이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의 도움으로 먹는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아내가 임신을 계획하면 탈모 치료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프로페시아 같은 탈모 치료제는 여성의 정상적인 임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약물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 일부 환자는 치료제 성분이 정액을 통해 여성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러나 프로페시아의 경우 주성분인 피나스테리드가 정액을 통해 배우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 양은 하루 최대 7.6ng(nano=10억분의 1)의 극소량이어서 아내와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니다.” 

-탈모 치료제는 정력을 감퇴시킨다?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증명된 바가 없다. 탈모치료제가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페시아는 탈모의 원인이 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막는 치료제다. 남성호르몬의 정상적인 분비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임상시험에서 1% 내외의 환자에서 성기능 이상반응을 호소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복용한 대조군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성기능 이상반응 사례가 보고됐다. 약물보다 심리적인 영향이 큰 셈이다. 이상반응을 호소한 환자도 치료제 복용 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증상이 개선됐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와 같은 약이다?

 “두 치료제의 성분이 동일한 탓에 같은 약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프로페시아가 전립선 치료제로 쓰이다가 발모 부작용이 발견돼 탈모 치료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소문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프로페시아는 1950년대부터 약의 성분인 피나스테리드에 대한 임상시험을 거쳐 탈모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약이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와는 용량은 물론 개발·승인 과정까지 완전히 다르다. 일부 환자는 탈모치료를 위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4~5등분 해 쪼개 먹는다. 하지만 허가 받은 치료제만큼의 안전성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탈모치료제인 프로페시아는 코팅돼 있어 임산부나 임신했을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만져도 안전하다. 그러나 임의로 쪼갠 약의 부서진 조각을 만지면 피부를 통해 치료제 성분이 흡수돼 위험할 수 있다.”

-약 복용을 멈추면 머리카락이 더 빠진다?

 “치료를 중단하면 탈모 증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약 성분이 체내에 쌓이지 않고 48시간 후 대부분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 진행을 막고 발모를 돕는 탈모치료 효과가 사라진다. 수개월에 걸쳐 탈모가 다시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복용을 중단한다고 해서 이전보다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것은 아니다. 탈모가 멈추고 머리카락이 새롭게 나던 상황에서 탈모가 다시 시작되며 탈모 증상이 심해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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