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가 35% "품목 바꿀 터"

중앙일보

입력

쌀값 파동 이후 농민들 중 3분의 1이상이 벼농사에 대한 매력을 잃어 작목 전환을 희망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농관계자들은 당장 그 만큼 작목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최근 쌀 파동으로 허탈한 농심을 반영한 것이라 주목된다.

31일 충북도가 최근 중규모(0.5 ∼ 2㏊)벼재배 농가 3백호를 대상으로 작목전환 여부에 대한 의향 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35%인 1백5호가 ‘타작목으로 전환 또는 시설물 설치’를 희망해 벼농사를 포기하겠디는 의사를 보였다.

이에 비해 ‘벼농사를 계속 짓겠다’는 응답은 63%(1백89호)에 달했으며 ‘임대 등 기타’는 2%(6호)로 조사됐다.

타작목 전환의사를 밝힌 농민들은 ▶노지 채소재배 27%(28호)▶비닐하우스 설치 26%(27호)▶축사 13%(14호)▶과수 ·특작 등 기타 34%(36호)등 주로 채소 ·원예 농사를 희망하는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관련,전농 충북도연맹도 조만간 회원 대상으로 벼농사 포기 여부에 대한 의향조사를 실시,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현호(金俔昊 ·31)조직부장은 “실제로 많은 농민들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벼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작목으로 바꾸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이를 권장하고 다른 작목을 추천할 입장도 안돼 답답하지만 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벼농사 포기 농민이 3분의 1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작목전환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에 실제로는 10% 미만에 그칠 것”이라며 “작목별로 정확한 재배의향 조사 ·분석을 통해 농산물 파동을 미연에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an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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