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대 인문학 최고위 과정 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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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영산대가 국내에서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로 개설한 ‘인문학 최고위 과정(AHP)’ 첫 강의가 다음달 6일 시작된다. 대학의 최고위 과정은 경제·경영, 정책·행정, 언론·문화,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인문학 부문을 특화한 경우는 드물다. 영산대의 시도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제5대 영산대 총장으로 재선임된 부구욱(61·사진) 총장을 25일 만나 그 이유를 물어봤다.

 -영산대가 인문학 최고위 과정이라는 새로운 실험에 나섰는데.

 “인문학은 인류 문화의 원천적 지식과 지혜를 다루고 있다. 현대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치·경제·문화·언론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창의적인 문제해결의 방법으로 인문학적 콘텐트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학이 그동안 가장 심혈을 기울여 온 부분은 바로 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이었다. 거기에 맞춰 대학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체질을 진화시켜야 한다. 인문학 최고위 과정 신설도 이런 맥락에서 시도한 것이다.”

 -기존의 최고위 과정과 어떻게 다른가.

 “이번에 개설된 인문학 최고위 과정은 같은 수업을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기존의 강의 콘텐트가 아니다. 중진 교수들과 저명 인사들이 강의마다 다양한 인문학적 콘텐트로 강의를 펼친다. 국내에서 문화철학을 유일하게 전공한 김용석 교수, 동양사상에 대한 깊은 연구로 학계에서 인정받는 부남철 교수 등 전국적으로 알려진 본교 교수들이 나선다. 여기다 이금룡 영산대 석좌교수(전 오픈옥션 회장), 고은 시인, 김민수 서울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통섭 멘토로 널리 알려진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 등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인문학 저명 인사들도 초청해 강의를 맡긴다. 무엇보다도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시도되는 과정인 만큼 ‘지역 문화 인프라를 갖춘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5대 총장으로 재선임되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대학을 이끌 계획인가.

 “ 산학일체형 교육을 추진할 생각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와 대학에서 양성하는 인재 사이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대학 4년의 교육이 기업 4년의 경력과 맞먹게 하겠다. 아니 그 이상의 경력을 가진 것 같은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 교수가 기업을 다니면서 협업하고, 그 내용을 기초로 교과목을 만들고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대학이 2020년까지 90% 이상의 취업률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부 총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1년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복을 벗고 선친에 이어 영산대 총장을 맡아 학교를 이끌어가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동아대가 ‘FTA 국제통상’ ‘다문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한국학’ 등 4개 전공의 국제전문대학원을 출범시켰다. 또 동의대가 동아시아국제학과 석·박사 협동과정을, 부경대가 FTA 활용 비즈니스 석사 과정을 개설하는 등 부산 지역 대학들의 대학원 전공이 다양해지고 있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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