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저평가 됐다"…PER 20개국중 최저 수준

중앙일보

입력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또 내년에도 PER 수준이 더 떨어져 외국인들의 매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PER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가 높다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음을 뜻한다. 반대로 PER가 낮으면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그만큼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한다.

◇ 올해 저 PER 증시에 외국인 매수세 몰려=블룸버그가 26일 기준으로 20개 국가의 PER를 조사한 결과, 한국 거래소 시장은 PER가 15.1배로 러시아(5.27배).인도네시아(14.49배)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증시가 올해 73%,한국 증시가 28.3% 각각 오른 가장 큰 이유도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29.49배,영국의 FTSE 100지수는 32.81배, 독일의 DAX 30지수는 62.91배로 나타났다. 또 아시아 증시도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종합지수 63.45배, 중국 상하이(上海)증시 67.28배, 중국 선전(深□)증시 27.5배로 한국 증시에 비해 PER가 훨씬 높았다.

KGI증권 황상혁 선임연구원은 "한국 등 PER가 낮은 국가들의 올 주가상승률이 높은 것은 외국인들이 그만큼 저평가된 시장으로 판단하고 사자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특히 한국 증시는 PER가 낮은 국가 중에도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내년에도 많은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내년에는 PER가 더 떨어질 듯=블룸버그는 내년도 한국 증시의 PER가 14.14배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업들의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의 이같은 전망은 내년에 한국 증시가 신흥시장 중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내년초에 이뤄질 세계증시의 자산재분배 과정에서 한국 증시가 핵심으로 떠 오를 것"이라며 "당분간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외면하고 떠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KGI증권 황 선임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대표적인 저평가 시장으로 외국인들에게 강하게 각인된 만큼 내년에는 적극적인 투자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특히 중장기적인 포석에서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실적관련 우량주를 사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현기 기자 lucky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