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중간 점검 - AL 동부지구(2)

중앙일보

입력

◇ 볼티모어 오리올스

오리올스가 지핀 난로의 곁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한적한 편. 선수의 이동은 거의 없고 지난 시즌의 전력에서 약간의 변화만 가해질 전망이다.

LA다저스에서 지난 시즌을 보낸 '좌완 선발' 오마 달의 영입은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지난 시즌 오리올스 선발진은 로드리고 로페스-시드니 폰슨-제이슨 존슨- 스캇 에릭슨을 주축으로 구성되었지만, 로페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이 10승을 넘기지 못한 것이 아킬레스건.

달의 영입으로 인해 오리올스는 1998년 지미 키 이후,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에 '풀타임' 좌완선발이 가세한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야수로는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마이크 보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영입한 FA 유격수, 데이비 크루즈가 유일하며, 외야수 크리스 싱글턴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자리를 옮겼다.

칼빈 마두로와 함께 LA 다저스로 이적한 좌완 셋업, 요키스 페레스의 공백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2년간 데빌레이스를 이끌어 온, 할 맥레이 감독이 2002년 10월 퇴진하고 탬파베이 출신의 루 피넬라감독이 2003시즌 고향팀의 감독을 맡게 된다.

피넬라감독을 영입하면서 진통이 예상외로 컸다. 팀의 유일한 리그 올스타 외야수, 랜디 윈을 시애틀로 보내야 했던 것.

그 보상선수로 내야수, 안토니오 페레스를 얻기는 했지만, '공격의 핵' 윈의 공백은 극복하기엔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라이언 루프, 스티브 켄트, 태뇬 스투츠등, 그나마 팀의 마지노선 역할을 하던 불펜들도 줄줄이 떠났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17세이브를 올린 '클로저' 에스테반 얀마저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나버렸다는 점.

뿐만 아니라, 주전 1루수 스티브 콕스와 2루수 앤디 쉬츠는 태평양을 건너, 각각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 정착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비의 귀재' 레이 오도네즈가 메츠로부터 귀양(?)을 왔다는 것. 이것에 위안거리를 삼을 뿐, 별다른 대안은 없다.

탬파베이는 전형적인 '콩가루 집안'일 뿐,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썰렁하기까지한 스토브리그를 치르고 있다.

다만, 믿을만한 부분은 현역 감독 중, 바비 콕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더스티 베이커(시카고 컵스)에 이어 승률 3위(.537)를 기록중인 '명장' 루 피넬라의 빼어난 용병술.

그러나, '꼴찌의 반란'을 기대하기에는 팀 전력의 동시 이탈이 너무 극심하다.

◎ AL 동부지구 총평

지구 선두권을 형성했던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양강 구도는 2003년에는 다소 파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키스의 독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AL 동부지구에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왜냐하면, 레드삭스가 영입하기위해 노력하던 바톨로 콜론(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양키스가 낀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해버렸기 때문.

타력, 선발진, 불펜진등 거의 모든 전력면에서 양키스는 강화된데 반해, 레드삭스는 정체 혹은 약화된 전력(마무리, 내야 컴비네이션)이 노출되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투수력보다는 타격부문에서 다소 상승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선발진에서는 오마 달, 불펜진에서는 '흑진주' 호르헤 훌리오의 활약 여부가 관건.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는 '포스트(Post)' 얀의 발굴이 급선무. 피넬라감독은 빅터 잠브라노와 호르헤 소사로 그 범위를 좁혀가고 있지만, '처녀' 동굴 탐험대장과 같은 입장이다.

게다가, 피넬라 감독 자신의 명석한 두뇌만으로 '주포' 랜디 윈의 공백을 보상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우 명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