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BC '그 햇살이 나에게' 의 유선

중앙일보

입력

KBS 2TV'영화 그리고 팝콘'의 이지적인 MC 유선(25. 본명 왕유선)이 TV 연기자로 본격 데뷔한다.

유선은 내년 1월 2일부터 방송될 MBC 새수목드라마 '그 햇살이 나에게'(극본김인영. 연출 김사현)에서 드라마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는 주연급 배역인 준희로등장한다.

준희는 홈쇼핑 회사의 상무이사이자, 주문진에서 갓 상경해 쇼핑호스트로 성장해가는 주인공 연우(김소연 분)의 절친한 친구. 두 사람은 변호사인 동석(류시원 분)을 두고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하지만, 삶에 대해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태도를 지닌공통점을 갖고있어 친형제같은 사이로 발전한다. 훗날 두 사람이 같은 아버지를 둔이복형제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평온했던 둘의 관계가 혼란에 빠진다.

"많은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아요. 연속극은 이번이 처음인만큼, 시청자들에게 '저 연기자는 누구지?'라는 호기심만 심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들에게는 영화정보프로그램의 MC로 기억되고 있지만, 사실 유선은 영화,연극, 뮤지컬, TV 단막극 등을 거친 풍부한 경험의 연기자다. 그는 지난 2000년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인'디지털 삼인삼색'에서 박광수 감독 작품 '빤스 벗고 덤벼라'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바 있으며, 뒤이어 김민기 연출의 뮤지컬'모스키토 2000', 박광정 연출의 연극'날 보러와요'등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TV에서는 지난 10월에 방송된 MBC'베스트극장''미필적 고의에 의한 결혼'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조금 두려워요. 연극, 영화, 뮤지컬 등은 모두 사전에 대본도 분석하고, 연기패턴도 정립하는 등 스스로 충분한 준비기간을 가진 뒤에 뛰어들 수 있지만, TV 연속극은 그렇지 않거든요. 현장에서 바로바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하는데, 그것이쉽지 않군요."

그러나 촬영하는 짬짬이 언제나 밝은 표정을 짓고있는 유선을 보면, 그의 이런말이 엄살처럼 느껴진다. "지금은 어렵지만, 이러한 것들이 방송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에서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젊은이의 풋풋함이 묻어난다.

유선은 이미 초등학교 시절부터 연기자를 꿈꿔왔다고 한다. 서울 후암동의 삼광초등학교 재학시절, 매주 한차례씩 갖게되는 학예회 시간에서 유선은 선생님을 흉내내는 각종 콩트를 친구들에게 선보이며, 무대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이후의중, 고등학교 시절도 그에게는 연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었을 뿐이었다.

유선이 연기자로 데뷔하게 된 것은 박광수 감독에 의해서였다. 박감독은'디지털 삼인삼색'에 출연할 참신한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학생들을 오디션했으며, 거기서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유선이었다.

"영화촬영을 마치고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여서 모니터를 하는데, 박감독님이 저한테 '되게 안 예쁘게 나오네요'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결국 연기가 부족하다는 이야기였어요. 평생 연기를 하고싶어하는 저로서는 지금 첫발을 내딛는 시기가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선은 자신의 연기력은 물론 외모에 대해서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하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하나 하나 소중하게 생각하다보면, 현재 눈에 거슬리는 핸디캡들을 모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말한다.

"제가 여태까지 해왔던 작업들 가운데 단 한번도 녹록하게 덤벼들 수 있는 것은없었어요. 이번 드라마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매번 한 작품을 마칠 때마다 조금씩성장하는 제 자신을 느끼거든요. 훗날 정말 좋은 연기자로 대중들 앞에 서고 싶습니다." (서울=연합) 최승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