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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한·일 메이저리거 자존심 대결 '불꽃'

중앙일보

입력

새 판도가 짜인다.

1995년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노모 히데오(LA 다저스)가 LA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시작된 메이저리그 한·일 자존심 대결이 주요 선수들의 이동으로 새로운 구도로 재편성됐다.

95년 노모의 신인왕 등극으로 기세를 올렸던 일본은 지난해 사사키 가즈히로, 올해 이치로 스즈키(이상 시애틀 매리너스)가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세력을 확장했다.

그러나 노모가 떠난 뒤 박찬호가 고군분투하며 내셔널리그에서 우위를 보이던 한국은 올해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라는 신데렐라가 출현, 일본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양 리그에 흩어져 상대평가가 어려웠던 한·일 출신 메이저리거들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세력구도를 재편성, 내년부터는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됐다.

가장 큰 변화는 한국의 선두주자 박찬호가 아메리칸리그, 그것도 서부조로 옮겨 이치로·사사키의 매리너스와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박찬호의 레인저스와 이치로의 매리너스가 벌이는 승부는 한·일 자존심 대결의 진수다.

노모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다시 내셔널리그 서부 다저스로 이적, 김병현의 다이아몬드백스와 같은 조에서 맞붙는 것도 새로운 판도 변화다. 내셔널리그 서부조에는 올해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일본 출신의 신조 쓰요시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가세했다.

뉴욕 메츠 마이너리그의 한국인 유망주 서재응은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출신의 고미야마 사토루가 메츠와 계약함에 따라 팀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의 한·일 대결은 한국이 고교. 대학 출신의 어린 선수들이 건너가 마이너리그를 통해 성장하는 반면 일본은 프로 출신의 베테랑들이 건너가 메이저리그로 직행, 곧바로 주전으로 뛴다는 차이가 있다.

향후 벌어질 타자들의 자존심 대결을 예상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지난 25일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액연봉(6억1천만엔.약 67억원)에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1년 계약을 한 마쓰이 히데키가 내년 시즌을 끝내고 미국으로 진출할 경우 현재 시카고 컵스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한국 출신의 거포 최희섭과의 상대 비교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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