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성장형 펀드 올 수익률 2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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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은 울고, 주식형은 웃었다.'

올해 펀드 성적표는 이렇게 요약된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채권형이었다. 채권금리가 떨어지면서(채권수익률은 상승) 증시에서 빠져나온 고객예탁금은 채권형 간접상품으로 몰렸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채권형 펀드는 시들해지고 주식형으로 돈이 몰렸다. 종합주가지수가 7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증시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 미소지은 '주식형'=주식에 설정액의 70~80%를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의 경우 평균 수익률이 24%에 달했다.

또 주식편입비율이 40~70%인 안정성장형의 경우 13.7%, 40%미만인 안정형은 7.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27.8%, 코스닥 지수가 30.1%나 뛰었으니 주식편입비중이 클수록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코스닥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지난해의 부진을 씻고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나 펀드별 수익률은 크게 달랐다. 같은 2백49개의 성장형 펀드안에서도 최고 67.56%(템플턴 그로스 주식 1호)에서 최저 -5.29%(동부투신운용 래빗주식 동부 4호)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종합주가지수 상승률(27.8%)을 웃도는 성적을 거둔 펀드는 90개에 불과했다. 총 펀드수의 36%만이 '평균 이상'의 성적을 올린 것이다.

또 비록 올해 좋은 성적을 올린 펀드들도 '원금 회복'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펀드 대부분이 지난 1999년 증시 활황 때 설정된 것으로, 평균 설정지수대가 850포인트를 넘기 때문이다.

◇ 고개숙인 '채권형'=채권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6.45%로 지난해 9.51%보다 크게 떨어졌다. 연중 평균금리가 5%대를 유지, 이자수익 자체가 적었던 탓이다.

특히 채권형 펀드는 국고채 수익률이 최근 3개월동안 1.15%포인트나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는 과정에서 큰 손실을 봤다. 한때 60조원을 넘었던 시가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54조8천억원 규모로 줄었다.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서울투신운용의 '크리스탈채권 비과세 1-1호'펀드가 연초 이후 9.7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조흥투신운용의 '베스트 옵티맥스 단기공사채 S-1호'가 1.54%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 내년에도 '주식형 강세'이어질 듯=현대투신운용 성금성 주식운용본부장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주식형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은 직접투자보다는 주식형에 대한 간접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투신운용 권경업 채권운용본부장도 "내년에도 채권형에서 주식형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 같다"며 "그러나 펀드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려면 지수가 800포인트를 돌파,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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