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기|세계 「휴머니스트 대회|최재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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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파리」는 국제적인 모임이 끊일 날이 없다. 7월25일부터 30일까지 이곳에서 열린 「국제 휴머니스트 4차 대회」가 차지하는 무게가 어떤 것인지 잘 알 수 없으나 그다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중간 정도로 인정될 듯 하다. 참석회원은 5백여명으로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와 중립진영 국가의 대표 그리고 중공「체코」「폴란드」「루마니아」「유고슬라비아」 등 공산국가에서도 개인자격으로 참가했다.
주제는 『인간의 제문제에 대한 「휴머니스트」의 응답』이라는 문제였다.
이런 주제 아래서도 「휴머니스트의 전망」이라는 제하에 필자가 기고했던 것이 이미 공표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고, 보충적인 의견을 총회에서 발표했다.
분과별 토의는 평화와 국제질서, 인간의 평등, 도덕의 변혁, 「사이버네틱스」(인공두뇌학)와 기술의 문제 등 10개분과로 나뉘어 토의가 진행됐다. 특히 「평화와 국제질서」분과에서 많은 활발한 논란이 있었다 한다.
동 분과회는 「베트남」전쟁 해결책을 논의하여 미국정부와 남북「베트남」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를 작성했다. 대회 이사회가 채택한 권고문의 골자는 『지금의 사태를 낳게 한 요인들을 토의 구명하려 하지 않고 군사력에 의한 승리를 거두는 결과가 오면 세계평화의 전도에 위기가 올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르·몽드」지는 『「휴머니스트」와 「가톨릭」의 공재적 접근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회장 「반·프라그」씨의 회견기를 보도했다.
즉 『「반·프라그」씨는 앞으로 「바티칸」 교황청의 「업저버」들이 동 대회에 참가할 것임을 지적했다. 「가톨릭」에는 새로운 진보사조가 흐르고 있으며 거기에는 기존하는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타협의 가능성도 있다. 기독교회는 우리「휴머니스트」를 액면 그대로 인정할 따름이며 결코 개종돼야할 인간으로 생각지는 않는다. 이러한 사조는 멀지않아 가족계획·교육·결혼법 등 구체적인 문제를 재고할 것을 시사하는 것이며, 따라서 기독교와 「휴머니스트」간에 있게될 타협을 뜻하는 것이다』 - 신본적인 「가톨릭」과 인본적인 「휴머니즘」의 접근을 시사한 「프라그」회장의 견해에 반발도 있었다.
그러나 필자로서는 「휴머니즘」과 「가톨릭」과의 관계를 간단히 결단짓기 어렵다고 본다. 예를들면 「가톨릭」교도인 「자크·마리탄」은 기독교의 문화철학에 기본해서 이른바 「충족적 휴머니즘」을 창도하고 있는데 이 사상에는 초자연주의와 인간적 자연주의를 종합하려는 「함축성 있는 의도」가 있다고 하겠다. 혼자서 간 때문에 많은 중대한 분과회에 참가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었다. <서울대 문리대 교수·철학·한국 「휴머니스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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