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레인저스행 굿&배드 뉴스

중앙일보

입력

말도 많고 탈도 많던 'FA찬호'의 진로가 사실상 확정됐다. 그간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텍사스 레인저스행은 박찬호 본인의 'ok'사인만 떨어지면 결정된다.

박찬호가 레인저스로 가면 생길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알아본다.

◎ 굿 뉴스(Good news)

◇ 부상우려 허리, 더운날씨로 '이상무'

이번 텍사스행은 확실히 박찬호에게는 두말할 나위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올시즌 쾌속순항을 거듭하다 시카고 컵스전에서 허리부상을 당한 이유는 차가운 날씨였다. 텍사스는 아열대 기후를 보이는 무더운 날씨는 자랑한다. 박찬호가 여름의 사나이로 불리는 것은 더위를 잘 견디는 것을 떠나, 허리가 더운날씨에서 좋은 상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경기중반 허리를 붙잡고 고개를 숙인 찬호의 모습은 안 봐도 될 듯 하다.

◇ 20승, '꿈'아니다

그간 빈약한 득점지원으로 20승 고지는 남의 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레인저스는 다르다.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팀 타격에서 3위를 기록한 불같은 타격은 박찬호에게 20승을 쥐어줄 것으로 보인다. 타격에서는 3위지만 장타율과 득점생산력(ops)에서는 1위를 기록한 레인저스의 타격은 내셔널리그 타격 8위의 다저스보다 한 수 위다.

◇ 유격수 '빅 3'를 볼 수 있다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와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런과 더불어 파업이후 떨어진 메이저리그의 인기를 되살린 것은 아메리칸리그의 신예 유격수 '빅 3'의 효과도 컸다. 수려한 외모와 기존 유격수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모습을 보인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 레드삭스),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는 이미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스타로 자리 잡았다.

세 명의 스타가 벌이는 유격수 라이벌전도 박찬호 선발경기의 또다른 흥미로 자리잡을 것이다.

◎ 배드 뉴스(Bad news)

◆ 영양가 없는 4점대 20승투수가 될 수도 있다

흔히들 투수가 내셔널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로 이적했을때 방어율 상승은 당연한 결과로 본다. 더군다나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 앨링턴볼파크는 타자들의 구장으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이 계산한 리그이동 방어율 상승폭은 0.50이다. 통산 3.80의 방어율을 기록중인 박찬호가 리그를 이동한다면 4.30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20승은 특급투수의 상징이지만 4점대 20승투수는 정당한 평가를 받기 어렵다.

◆ 월드시리즈 우승은 지구우승부터

2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시애틀 매리너스가 같은 지구라는 것은 결코 희망적이지 못하다. 치열한 경쟁에 밀려 월드시리즈 우승은 고사하고 포스트시즌 문턱에도 가지 못할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애슬레틱스는 핵심 제이슨 지암비(뉴욕 양키스)가 빠졌고 매리너스는 에이스 애런 실리와 계약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

그러나 애슬레틱스는 젊은 선발 3인방의 존재가 여전하고 젊기만하던 선수들은 이제 완숙한 기량을 보이고 있다. 매리너스도 한층 기량이 발전한 프레디 가르시아가 에이스의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보여 레인저스의 앞길이 평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 두 명의 '망나니'와 이기적인 '수퍼스타'

칼 에버렛과 존 로커가 한 팀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재앙'이다. 심판을 머리로 들이받은 에버렛과 뉴욕시민의 공적이 되버린 로커는 이기적인 '수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더불어 팀 화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또 한가지 문제는 이들을 다독여 융화시킬 리더가 없다는 것. 라파엘 팔메이로는 좋은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팀을 이끌 리더는 아니다.

박찬호에게 리더쉽 부재는 낯선 모습이 아니다. LA 다저스는 우승의 전력을 갖추고도 언제나 모래알 팀웍으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망나니 조련사' 존 하트의 능력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Joins 유효상 기자<chrys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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