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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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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포도주는 빛깔과 향기로 마시는 술이고 단란과 가정을 상징하는 술이기도 하다. 과일의 왕자 포도로 술을 빚어 가족과 함께 즐기고 정다운 친구를 대접하자.
포도주는 포도가 싱싱하면서도 잘 익은 것이라야 제 맛을 낼 수 있다. 포도는 지금이 한철이고 서울에 들어오는 것은 소사와 인천, 대전산 흑포도다. 값은 상품 5관들이 한 상자가 9백원, 중품이 6백원(7일 현재 중앙시장 도매가격). 앞으로 20일 후면 값이 차츰 오를 것이라고 청과시장 영업차장 이동춘 씨는 전망하고 있다.
잘익고 싱싱한 포도를 송이째 엷은 소금물에 헹구어 물기가 빠진 다음 포도알을 딴다. 이때 더러움이나 물기가 남아 있으면 「가제」로 닦아낸다 .이것을 오지그릇이나 사기그릇에 담고 기름기 없는 깨끗한 손으로 끼가 나올 정도 주물러서 물기 없는 백자항아리나 유리병에 설탕과 켜켜로 채운다.
이 위에 배갈(고량주)이나 소주(포도 2근에 큰 되 1되 쯤)를 가장자리에 솔솔 붓고 꼭 봉해서 햇볕들지 않는 지하실이나 그늘진 땅속에 묻어둔다.
포도에 설탕을 뿌려 켜로 넣은 다음 술을 붓는 시기에 따라서 술이 익는 시기가 정해진다. 서둘러 먹고 싶으면 2일후에 부어서 7일이면 먹을 수 있고 한두 달 후에 먹을 것은 즉시 붓는다.
설탕의 비율에 따라서도 술맛이 다르다. 단맛을 살리고 술이 진해서 여자들도 마실 수 있게 하려면 포도 한 관에 설탕 3근, 독한 술을 빚으려면 포도 한 관에 설탕 한 근 반.
이렇게 재운 포도를 1주일 후에 조리나 작은 용수를 담가 장뜨듯이 떠내어 병에 담그면 연분홍 포도주가 된다. 2주일 후에 뜨면 진분홍이다. 제일 아름다운 빛깔의 포도주다. 한달후면 포도 찌꺼기는 갈아 앉고 맑은 술만 위로 뜬다. 이것은 빛깔은 진하지만 제대로 포도주가 된 것이다.
이것을 병에 넣어 「콜크」마개를 하여 어둡고 시원하고 습한 곳에 둔다 .병에 옮긴 술이 하루쯤 지나면 윗물과 건더기가 생긴다. 병 밑에서 침전물이 생기지 않게 맑은 술만 옮겨 병 아래위에 완전히 투명한 포도주가 된 것만 오래 묵히도록 한다. 침전물이 있는 것을 오래두면 맛이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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