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타자부담 덜고 이치로와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팀을 옮기면서 박찬호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변화는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LA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와는 달리 아메리칸리그에는 지명타자제도가 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초창기에는 "타격이 재미있다"고 말해왔으나 최근에는 "몸쪽 공이 두렵다. 스윙도 허리에 무리가 올까봐 두렵다"며 타석에 서는 것을 싫어했다. 내년부터 박찬호는 타석에 들어서는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대신 상대 타자들 가운데 '쉬어 가는' 투수 대신 '깐깐한' 지명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상대팀들도 크게 달라진다. 레인저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시애틀 매리너스.오클랜드 애슬레틱스.애너하임 에인절스 등 4개팀이 경쟁을 벌이는 지구다. 다저스가 속했던 내셔널리그 서부 5개팀 지구보다 한개 팀이 적다. 이 세팀과 1년에 20게임씩을 벌인다.

매리너스와 애슬레틱스는 올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강팀들이다. 매리너스는 이치로.사사키.브렛 분 등이 조화를 이루는 조직력이 뛰어나고, 애슬레틱스는 간판타자 제이슨 지암비가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지만 마크 멀더.팀 허드슨.배리 지토로 이어지는 '영건 삼총사'가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이제 국내 팬들은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딱 한번 맞닥뜨렸던 박찬호와 이치로의 맞대결을 여러번 볼 수 있게 된다.

국내 중계시간은 홈경기의 경우 다저스에 있을 때보다 1시간 빨라진다.레인저스의 홈구장 알링턴 볼 파크는 1994년에 지어진 현대식 천연 잔디구장으로 5만2천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해발 1천7백m의 고지에 위치해 홈런이 자주 나온다. 박찬호는 98년 7월 3일 인터리그 경기를 통해 딱 한번 알링턴 볼 파크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레인저스를 상대로 8과3분의1이닝을 7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던져 4-1로 승리, 시즌 7승째를 따냈다.

알링턴은 한 여름 평균기온이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온 다습한 기후로 박찬호는 '더위와의 전쟁'도 각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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