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시모와 장애 시동생 50년 돌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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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 왼쪽부터 삼성효행상 청소년상 강가형, 효행상 조수홍, 효행상 윤인화, 효행대상 김복민, 경로상 하트뱅크봉사단(조광원 단장), 경로상 사랑의 쌀 나눔운동본부(이선구 이사장), 특별상 신석산. 뒷줄 왼쪽부터 청소년상 김도형·공민석·윤상록·최현정·이하은·이현정·홍해리·황가영·박수진. [사진 삼성]

강원도 양양에 사는 김복민(71)씨는 91세 시어머니와 뇌병변장애인 시동생을 50년간 정성으로 돌봤다. 20년 전 남편이 뇌출혈로 세상을 뜬 뒤 1남 2녀를 키우느라 집안일은 물론 과수원일까지 도맡았다. 김씨는 제37회 삼성효행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효행대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3000만원.

 삼성복지재단은 20일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컨퍼런스홀에서 각계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효행상 시상식을 열고 16명에게 상장과 상금을 수여했다. 전국에서 추천된 128명의 후보자 가운데 현장조사를 포함한 3차례 심사를 통해 효행·경로·특별·청소년 등 4개 부문에서 김씨 등 16명의 수상자를 가렸다.

 효행상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고관절 수술로 거동이 어려운 친정 어머니를 16년간 함께 모셔온 윤인화(60·대전 도마동)씨와 간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간 이식 수술 후 신장까지 제공한 조수홍(27·서울 봉천동)씨가 공동 수상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6년간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해온 약사명동 하트뱅크봉사단과 사랑의 쌀 나눔운동, 사랑나눔 빨간 밥차, 이동 푸드마켓을 운영해 온 사랑의 쌀 나눔운동본부가 경로상을 함께 받았다. 특별상에는 효 사관학교를 설립해 10년 동안 효 관련 운동을 해 온 신석산(54·부산 구포동)씨가 선정됐다. 효행상·경로상·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500만원이 각각 전달됐다.

 청소년상은 시각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정신지체장애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남동생을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이하은(18·충주여고)양을 비롯해 총 10명이 수상했다. 상금은 각 300만원.

 삼성효행상은 1975년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이 제정한 상으로, 지난 37년간 490여 명의 효행자가 이 상을 받았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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