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리뷰] 'N響' 시리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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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 교향악단의 실황 녹음을 담은 20종의 음반이 국내 출시됐다. 'NHK CD'라는 자체 레이블로 내놓은'N향(響)'시리즈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연주한 음악감독 샤를 뒤투아의 1987년 연주 실황과 계관명예지휘자 볼프강 자발리슈가 남긴 R 슈트라우스의 '돈주앙'(64년 녹음)을 비롯, 70~80년대 NHK 교향악단 정기 연주회 무대에 선 정상급 지휘자들의 명연(名演)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유고 출신의 로브로 폰 마타치치가 타계 직전인 84년에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제2번과 제7번, 러시아 태생의 이고르 마르케비치(1912~83)가 녹음한 차이코프스키의'비창 교향곡', 체코 출신 바츨라프 노이만이 들려주는 드보르자크의'신세계 교향곡',지난해 타계한 예프게니 스베틀라노프의 차이코프스키 발레 모음곡 등 작고한 거장들의 체취가 배어 있는 실황 녹음이다. 또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휘자 정명훈이 98년 녹음한 베르디의'레퀴엠'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오트마 스위트너가 82년에 남긴 모차르트 교향곡 제39~41번, 호스트 슈타인이 지휘한 바그너 서곡.전주곡, 장 마르티농의 베를리오즈'환상 교향곡'과 라벨'스페인 광시곡'(53년 녹음) 등이 'N향'시리즈에 포함돼 있다. TV.라디오 중계를 위한 녹음이어서 음질이 우수하고 마치 공연장 객석에 앉아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세계 굴지의 클래식 음반사들이 엄청난 제작비가 소요되는 관현악 녹음을 기피하고 있어 런던심포니.뉴욕필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들이 독립 레이블을 만들어 실황녹음 음반을 자체 제작하는 실정이다.

NHK 교향악단은 26년 신교향악단(新交響樂團)으로 창단, 51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했다. 중후한 대편성 관현악을 즐겨 연주한다. 연간 60회의 정기연주회를 포함, 1백50여회 무대에 선다. 02-825-6311.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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