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수구문-광화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양성 8대문중의 하나로 서울서민의 눈물과 웃음을 벗 해오던 시구문(광희문 또는 수구문)이 도로확장공사로 헐리게되었다.
서울시는 현재 퇴계로6가·광희동1가까지 뚫려있는 폭35「미터」의 퇴계로를 성동구 한양중·고등학교 앞까지 연장하기 위해 광희동1가 332번지부터 시구문까지 2백70「미터」의 도로변 건물 2백60가구를 철거하고 1일까지 철거가 끝나면 시구문도 헐어 폭35「미터」의 도로를 낸다.
시구문의 원래 명칭은 광화문. 청계천 물이 동쪽으로 흐른다 하여 속칭 「수구문」으로도 불렸지만 서민들은「시구문」이라고 흔히 불렀다.
시구문은 4대문 4소문 중의 하나로 남소문에 해당하는 것이며 성내의 시체를 성외로 운반할때에는 서소문과 시구문만이 이용되어 서민만의 유일한 통용문이 되다시피 했었다.
병자호란때는 인조가 이 문을 통해 남한산성으로 피난했으며 전에는 문루가 있었으나 없어지고 지금은 잡초와 더불어 「아치」만이 남아있는데 비록 시구문이 사적이나 고적으로는 지정되지 않았을 망정 헐리면 서민의 사랑을 받던 또하나의 유적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