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에르하르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민당뿐 아니라 기민당내에서도 공격을 받고있는「에르하르트」수상은 최근군수뇌들과 「폰·하셀」국방상과의 의견충돌로써 재임3년동안 최악의 정치홍역을 치르게됐다. 22일 공군참모총장 「파니츠키」중장이 정부비난 이유로 정권처분을 당한 뒤를이어 불 과이틀동안 합동삼첩총장 「트레트너」대장, 제3관 구사령관「마페」소장이 각각 사표를 제출한 「장성반난」은 고질적인 군부와 항정부와의 반목에 마침네 불을 붙였다.
문제의 발단은「파니츠키」공군참모총장이 20일 사민당계의 「노이에·루르 차이퉁」지와의「인터뷰」에서 미국의 F104G「스타· 파이터」 전투기의 대량 도입은「정치적흉정」에 의한것이라고 비난한데서 비롯됐다. 서독은 58년당시「스트라우스」국방상의 주장과 미국의 압력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미「로키드」회사제 「스타·파이터」기를 현재 7백여대 보유하고 있다.
그중 61년이래 무려 61대가 추락, 36명의 조종사가 희생되어 동기의 성능이 줄곧 말썽이 되어왔다.
이에대해 연방의회(하원)국방위는 「스타· 파이터」기의 안전도 및 도입과정을 조사하고 만족할만 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계속 잇단 추락사고에 대해 국방성은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따라서 유능한 조종사들은 제대하여 보수좋고 안전한 민간 항공사로 들어갔으며 제대 희망자는 느는반면 조종사 희망자는 줄어가는 형편이었다. 「파일러트」출신으로 공군안에서 인기와 존경을 받곤있는 「파니츠키」중장은 자기부하의 생명을 앗아간 동기추락사고를 에워싸고 근2년동안이나 「하셀」국방상과 반목을 일으켜왔으며 최근 동기구입 때문에 필요한 무기조달까지 보류됐다고 공공연히 비난했다.
미군기의 말썽은 서독뿐만 아니다. 지난 2월 중순 영국정부가 국방비 절감이라는 이유로 항모전조계획을 취소, 미국의 F3폭격기 (일명「맥나마라」기)도입을 결정하자 「메이휴」 해군상이 사임하는등 군부의 일대반발을 받은바 있다. 서독 국방력이 미공군력과 핵무기로 지탱될 정도이니까 미국의 간섭을 받는것은 당연하나「맥나마라」미국방장관의 강력한 미군기 도입압력은 영국·서독등 미우방군부의 반발을 받은지 이미 오래다.
한편 지난8월1일 군내 노조활동을 인정, 군인들의 노조가입을 허용한 정부의 유례없는 조치는 군기와 지휘계통문란이란 점에서 군지휘관들의 줄기찬 반대를 받았다. 「트레트너」 합삼총장과「파페」사령관은 군내노조활동허용에 항의하여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다 뿌리깊은 원인은 「하셀」국방상「칼·굼벨」국방담당국무상등 생내 민간인들의 지나친 비군사적사고방식으로 군지휘관들의 의사가 무시되어 온데있다.
보수가 적고 대우가 나빠 모병이 어렵고 제대희망자가 속출하는 현상을 막기위해 미봉책으로 인정한 노조결성의 결점을 「하셀」국방장은 합삼총장에게 사전에 알리지도 않았다.합삼총장의 사임은 다분히 국무상으로 승진 못한데서 오는 개인적인 감정도 크게 작용했지만 공동운동에 처한 장성들의 동정을 받고 있다. 정부측에서 서독군대를 과거 「히틀러」식 군대 재판이 되지않도륵 지나치게 「리버럴」하게 방치해둠으로써 사병이 모욕을 당했다고 장교를 고소하는가 하면 기합같은것은 상상못할 정드이니까 지휘관들의 부하통솔이 어렵게 된 것이 사실이다.
하기 휴가를 단축하고 「본」으로 돌아온「에르하르트」수상이 3강성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무능하고 우유부단 하다는 평을받는 「하셀」국방상에게 신임을 표시함으로써 사태는 더욱 걷잡을수 없게 될 것같다. 「하셀」국방상이 해임되지 않으면 계속 장성들이 사임할것으로 보이며 해임된다해도 간단히 해결 될 것같지않다. 연4%의「인풀레」와 「햘슈타인] 원칙 폐지문제, 외교상의 대미일 변동등 현정책에대해 수상후보로 손꼽히는 「바르젤」부당수「게르스덴마이어」하원의장등 당내공격으로 궁지에몰린「에르하르트」수상은이번 강성반발을 여하히 해결하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적 생명이 좌우될 것이다.<서병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