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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성기 때 스타일은 자부심·정체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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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계의 학자들이 40년 전 대구의 전성기를 연구한 책이 번역돼 출간된다.

 1968년 국제개발학회(SID)는 개발도상국가의 도시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대상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또 도시는 대구로 결정했다. 한국에서 도시화가 가장 급속한 곳이 대구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40년 전 대구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의 하나였다. SID는 4년의 준비 끝에 71년 마침내 대구를 종합적으로 연구한『전환의 도시 대구』를 영어판으로 펴냈다.

 『전환의 도시 대구』는 대구의 역사와 인구 증가, 성장이 농업에 끼친 영향, 제조업의 특성, 정치 성향, 가치와 종교 등 다양한 측면을 분석했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국내외 학자들은 “대구는 미래를 위한 의사를 결정할 때 더욱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고 자체 역량을 기르지 않으면 앞으로 중앙이나 다른 지역에 종속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환의 도시 대구』는 40년 만에 다시 우리말로 번역됐다. 대구경북학회를 이끌고 있는 경북대 김영화(59·사회정책) 교수가 주도했다. 김 교수는 “그때의 염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이 책은 다시 전환의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공하고 있어 번역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연구자들은 대구의 역동성으로 자부심과 강한 정체성, 부산과의 경쟁심리 등을 꼽았으며, 그게 ‘대구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학회는 번역서 발간에 이어 ‘전환의 도시 대구(1970∼2010)’를 후속으로 집필 중이다. 학회는 20일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북 콘서트 형식으로 번역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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