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상인들 체감경기, 끝없는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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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골목 상인’들의 체감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견기업과의 갈등까지 감수하며 골목길 진입을 막는 수준의 정책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전국 3200개 소상공인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1월 소상공인 체감경기동향지수(BSI)는 65.5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보다 24.3포인트, 1년 전(2012년 1월)보다 17.3포인트나 급락했다. 관련 지수가 100 이상이면 소상공인들이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한다고 할 수 있지만, 지난해 5월 100.2를 기록한 이후 한 번도 100을 넘은 적이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54.4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상공인진흥원은 “설 명절로 경기 상승을 기대했으나, 높은 물가수준과 계절적 영향으로 소비자 실질구매력이 낮아져 BSI가 하락했다”고 체감 경기 하락 이유를 밝혔다.

전통시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전국 전통시장 점포 1300개를 조사한 1월 시장경기동향지수(M-BSI)는 42.2로 한 달(2012년 12월) 전에 비해 10포인트,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3포인트 하락했다. 월별 조사를 시작한 2006년 4월 이후 지난해 3월(41.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편에서는 자영업 시장이 본격적인 구조조정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중은 28.8%로 OECD 평균(15.9%) 두 배다. 일본의 12.3%와 비교하면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선빈 수석연구원은 “현재 자영업 공급과잉 인구가 229만여 명에 달한다”며 “이들이 자영업에서 교육·의료·컴퓨터 등 고급서비스 분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새 정부 경제팀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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