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떤 책이 많이 읽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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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밀리언 셀러의 등장,인문.사회서 성장의 가능성,아동물의 급증, 중국.이슬람에 대한 관심 폭발,신화관련서 인기, 컴퓨터와 영어학습물의 상대적 부진…. 국내 최대 오프라인서점 교보문고와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판매량 집계로 본 올해 단행본 출판물의 판매 동향이다.

교보문고와 예스24의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이 내용상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스24에 '헤리포터 시리즈' 등 대중적 인기물과 어린이 책이 교보문고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교보문고의 올해 단행본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4.4%가 줄었다는 점이다. 책 판매금액도 2.3%가 감소했다. 전반적 불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예스24의 경우 판매가 크게 성장했기 때문에 독자들이 인터넷 서점으로 발길을 돌린 측면을 반영한 결과로도 보인다. 예스24는 올해 단행본 판매액이 지나해보다 무려 3백40%나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교보문고의 중.고생 학습서와 대학교재, 그리고 아동 전집류 판매가 빠진 단행본만의 비교다.

올해 출간된 책보다 지난해 나온 책이 초강세를 보이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 총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진명) 와 그에 버금가는 인기를 끈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 , 『상도』(여백미디어) 등이 2년에 걸쳐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며 출판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신화관련 붐을 조성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웅진닷컴) 도 지난해 인기를 계속 이어갔다.

IT산업과 벤처열풍 냉각의 여파는 경제.경영 실용서와 컴퓨터 서적의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경제.경영분야는 주식시장 침체 등이 겹쳐 지난해 보다 판매량이 17.9% 줄었다. 주식투자나 창업 관련 책이 덜 팔린 것이다.

경제.경영 분야 상위권에 랭크된 책들은 『겅호!』(21세기북스) , 『펄떡이는 물고기처럼』(한언) , 『협상의 법칙』(청년정신) ,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오늘의책) 등이다.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김영사) , 『책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청림) 등 성공한 CEO나 역사적 인물의 경영 리더십을 분석한 책들도 인기를 끌었다.

컴퓨터분야는 포화상태에 이른 입문서 시장이 전문서분야로 성공적으로 이동하지 못해 28.8%나 줄었다. 컴퓨터 도서는 교보문고의 50위권에 한 권도 포함돼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가 달라진 점은 9.11테러 사태의 영향으로 하반기에 미국의 외교정책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거나 생소한 이슬람문화를 소개하는 책이 많이 출간되었다는 점이다. 테러 이전부터 기획해 준비해 오다 마치 테러를 예견한듯 절묘한 타이밍에 출간돼 불티나게 팔린 『이슬람』(청하) 이 이런 유의 책으론 이례적으로 그것도 짧은 기간에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50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올 출판계의 가장 큰 특징은 어린이 책 시장이 크게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교보문고의 판매량과 금액 모두에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다.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청조사) ,『나쁜 어린이 표』(웅진) ,『똥이 어디로 갔을까』(창작과비평사) ,『자전거 도둑』(다림) ,『돌아온 진돗개 백구』(대교) 등이 많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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