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삼성화재 독주 2년내 꺽겠다"

중앙일보

입력

"2년 후엔 기필코 삼성화재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우승하겠습니다."

20년간 지휘했던 한양대 배구팀을 떠나 지난 10일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송만덕(55.사진)감독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송감독은 "삼성화재가 연승한 이유는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독주를 막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은 다른 팀에 있다"고 말했다.

"부임해보니 선수들의 정신력이 너무 해이해져 있더라고요."

그는 "지는 게 타성이다 보니 선수들이 해보려는 의욕도 없고,그러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정신력을 다지고 강한 훈련을 통해 현대를 완전히 다른 색깔의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지면 죽는다"는 각오를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주장도 임도헌에서 후인정으로 바꿨다.

삼성화재 팀에 대해 송감독은 "공·수가 조화를 이루고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뭉친 완벽한 팀"이라고 극찬했다. 물이 오를 대로 올라 이번 겨울리그에서도 무난히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송감독은 선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다는 찬사를 많이 듣는다. 선수를 발굴하는 탁월한 안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게 정설이다. 이들을 치밀한 대인관계를 통해 스카우트하고 적재적소에 배치, 스타플레이어를 가꾸어내는 능력이 발군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그는 잡초론을 편다."아름다운 꽃이라도 가꾸지 않으면 잡초가 되고,잡초도 잘만 가꾸면 쓰임새가 많다"는 게 그의 배구관이다.

그는 코트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사생활을 비롯한 일상의 환경에도 지대한 관심을 쏟는다. 경기 외적인 요소도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대가 최고 대우로 그를 끌어들인 것도 이같은 지도 스타일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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