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연내에 끝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아직까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벗어나지 못한 12개 회사 중 10개 사가 연내에 워크아웃에서 졸업한다. 또 적자상태인 오리온전기와 갑을 등 2개 사는 1월 말까지 기업실사를 마쳐 워크아웃을 지속할지,아니면 중단할지 최종 판정을 받는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의 연쇄부도 사태 속에 회생 가능한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1998년 6월 정부주도로 도입됐던 워크아웃은 올해로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워크아웃 추진성과와 잔존 기업 처리계획'을 내놓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새한미디어.미주제강.KP케미칼 등 경영정상화를 이룬 기업들이 상반기 중 매각을 통해 새 주인을 맞게 된다. 또 새한.동국무역.쌍용건설 등도 실적이 호전돼 하반기 중 워크아웃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3천1백억원으로 전년보다 1백7%나 늘었고, 매출액도 47%나 증가해 대표적인 워크아웃의 성공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회생이 불투명한 오리온전기와 갑을 등 2개 사는 1월 말 채권단의 실사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워크아웃의 기회를 더 줄지, 아니면 중단해 법정관리나 청산으로 갈지 정하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사 내용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이들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이 중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지금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83개 기업 중 이미 졸업했거나 올해 안에 졸업할 예정인 기업은 모두 65개로 정상화율이 78%라고 금감원은 밝혔다.

워크아웃 기업의 경영이 정상화하기까지는 평균 2년9개월이 걸려 소요기간 면에서도 워크아웃제도는 법정관리나 화의에 비해 우수했던 것으로 금감원은 평가했다.

금융회사들은 지난 4년반 동안 워크아웃 기업에 모두 4조5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했고, 투입자금의 2.3배에 달하는 10조5천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으로 정상화된 기업들의 고용인력은 워크아웃 시작 전 8만9천명에서 졸업 시점 6만5천명으로 23% 줄었지만, 1인당 매출액은 36% 늘어 구조조정의 성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워크아웃제도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여전하다. 국민대 김종민(경제학과)교수는 "시행 초기에 옥석을 제대로 가리지 못해 죽어야 할 기업들이 끼어들어 부실청소의 비용을 늘렸고, 일부 워크아웃 기업은 제품 덤핑에 나서 멀쩡한 경쟁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