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팔아야 할 공기업 자회사 26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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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자회사를 민간에 매각하는 작업이 신통치 않다.

정부가 올해 민영화하기로 한 21개 공기업 자회사 중 ▶대한토지신탁▶한국통신산업개발▶노량진수산시장 등 3개사만 매각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 팔지 못한 18개사와 내년 민영화 예정인 8개사를 합쳐 총 26개사를 무더기로 팔아야 할 상황이다.

매각이 부진한 주 원인은 경기침체로 사겠다는 기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국회에서 발목을 잡는가 하면, 정부 부처간 의견이 다르기도 하고, 주민의 민원이나 노조의 반발로 진통을 겪는 곳도 있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내년은 선거가 있는 데다 국회.정부.노조 등이 바뀌지 않는한 민영화를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민영화를 서두르다보면 헐값에 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 유찰이 많다=농수로 건설업체인 농지개량은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아 두차례 유찰됐다. 지난달부터 수의계약을 추진 중인데, 사겠다는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발전설비를 유지.보수하는 한전기공은 알짜 기업이어서 두산중공업.효성 등이 관심을 가졌지만 가격이 안맞아 두차례 유찰됐다.

◇ 국회.정부.노조 등 변수 많다=전기료 고지서를 발부하는 한전산업개발은 정부와 민주당이 추진 중인 통합공과금 도입 문제가 일단락돼야 수익가치를 산정해 민영화할 수 있다.

공공 감리를 맡는 한국건설관리공사는 민영화 방침과는 거꾸로 정부투자기관으로 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파워콤은 사업영역의 확대를 놓고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맞서는 바람에 일정이 늦춰졌다.

◇ 모회사 민영화가 관건=한국인삼공사와 한국연초인삼홍콩유한공사는 모회사인 담배인삼공사와 함께 민영화할 예정이지만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가 늦춰지고 있다.

지역난방공사의 2개 자회사(한국지역난방기술.안산도시개발)와 한국통신의 6개 자회사(한국통신하이텔.한국해저통신.한국공중전화.KTF.한국통신 미국법인.한국통신일본법인), 가스공사의 2개 자회사(한국가스기술공업.Korea LNG Co.)도 모회사와 함께 민영화한다.

고현곤 기자 hkko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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