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체감사로 납품비리 적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자가 최근 자체감사를 벌여 반도체부문 등에서 임직원들이 협력업체로부터 거액의 주식을 상납받거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아온 납품비리를 적발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자체 부정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통해 납품업체로부터 주식이나 금품을 상납받고 골프와 향응을 제공받은 임원5명 등 52명의 임직원을 적발, 퇴사 등 징계조치를 취했다고 18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임직원에게 뇌물과 향응을 제공한 40여개 협력업체에 대해 경고 조치하고 이중 주식을 상납한 업체 한곳을 포함해 금품 등을 제공한 10여개 업체에 대해서는 거래를 하지 않는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가 적발된 협력업체에는 코스닥 등록기업 3개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 모 개발부서의 임원 등 6명은 친인척 명의로 협력업체의 주식을 상납받아 이 주식이 무상증자와 액면분할 등을 거쳐 40배 이상으로 불어나 그 액수가 2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을 상납받은 임직원들은 해당업체에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일부 직원은 주식매각 대금으로 회사를 설립, 삼성전자와 협력사관계를 맺기도 했다.

또 일부 직원들은 협력업체가 접대비로 실제비용보다 많게 카드결제를 하도록하고 차액을 업소에서 현금으로 찾아가는 수법으로 수천만원대의 뇌물을 챙겼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납품비리가 장비 고가매입 및 협력업체의 방만한 운영으로 이어져 원가상승이나 부실 납품 등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 광범위하고 철저한 감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비리근절을 위한 감사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적인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투명한 거래관행 정착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고강도 감사를 벌인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