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양산 기근|수송력 미처 못 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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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황지=임판호 기자】생산지에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연탄이 수송을 못해 안타까와 하고 있으나 도시에서는 연탄이 모자라 아우성-. 따라서 올 겨울에는 보기 드문 연탄파동이 일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연탄 품귀 현상이 대부분 수송력 부족에 기인하고 있으며 이를 틈 타 일부 업자들이 연탄값을 올리기 위해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경모 교통부 장관은 23일부터 사흘동안 이우룡 상공부 관공차관보를 비롯, 허윤탄 광협회 회장, 석탄공사 영업이사 및 경제기획원 물가정책 담당관들과 함께 태백산 산원지구를 돌아보고 이 일대에만 51만여 「톤」이 역두에 체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황지에 10만5천 「톤」 문곡 8만 「톤」 철암 9만 「톤」 사북 4만「톤」 고한 9만「톤」 등 5개 역두에만도 40만5천여 「톤」이 밀려있었는데 이것은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1일 화차 배정량 4백43량에도 모자란 3백53량 만을 배정한 데다가 이것조차 대부분 서울지구 소송에만 치중돼 있고 기타 도시 수송은 거의 무시되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석탄지대에 가까운 삼척시내에 원탄이 모자라 연탄을 찍지 못하는 기현상까지 일어났다.
광산지대에서 먼 대구·부산·마산·진해·삼천포·여수·목포 등 남해안 일대는 연탄 기근으로 15원에서 18원까지의 엄청난 값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곳은 정부가 고시한 연탄값을 사실상 묵살하고 있는 것이다.
당국은 남해안 일대의 도시에는 화차배정을 눈요기정도로만 해주고 나머지는 묵호항에서 해상수송을 권장하고 있으나 이것도 연탄업자들이 응하지 않아 사실상 허공에 뜨고 말았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안 교통부장관은 연탄 체화 일소의 방안으로 다음과 같이 조처했다.
①연탄 체화가 많은 황지·문곡·철암·사북·고한 지구에 중점 배치한다. ②9월 초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도입되는 화차 50량을 모두 이 지구에 배차. ③민영탄광의 호파(자동적재) 시설을 적극 권장한다. ④부산·울산·진해·삼천포·여수·목포 등 9개 연안지구에 해상 수송을 하기 위해 연탄 고시값을 올려주도록 관계 당국과 협의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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